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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의 飛翔]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항공산업 재편 위한 묘수는

[조원태의 飛翔]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항공산업 재편 위한 묘수는

기사승인 2021. 0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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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품고 신성장…항공산업 재편 가속화
유상증자 흥행 등 실탄 마련 도약 만반의 준비
중복사업 통·폐합 등 아시아나와 시너지 촉각
한진1면그래픽
조원태시리즈컷
국내 재계 14위권인 한진그룹이 10위권으로 단박에 오른다. 부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이 재계 14위까지 일군 한진그룹을 아들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어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이르면서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으로 국경이 폐쇄되며 항공·관광·호텔업이 주 무대였던 한진그룹이 위기에 봉착하자 화물본부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토대로 승부를 본 조 회장의 또 다른 결단이다.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목전에 두고 3조3100억원대 유상증자에도 흥행하는 등 항공산업 재편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가 “코로나19 위기를 ‘혁신 기회’로 삼아 체질을 바꿔나가자”고 강조해왔던 만큼 도약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47조316억원 규모의 재계 10위권으로 오르게 된다. 지난해 기준 10위권이었던 농협의 총 자산은 46조원, 총수 있는 재계 순위론 신세계그룹의 총 자산이 44조원이었다.

이미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3조3100억원대 유상증자가 흥행한 게 그 방증이다. 앞서 진행된 유상증자 청약에선 물량 부담보다 ‘유일무이한 초대형 국적 항공기’이자 ‘세계 10위권 국적 항공기’ 탄생 기대감에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일반청약은 무려 5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대한항공 주가에도 이미 반영돼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직후 1만3600원에서 이날 2만8200원으로 무려 107.4% 급등한 상태다. 이달 3조원대 유상증자가 진행되기 전에도 지난해 7월 1조원 규모 유상증자가 단행된 바 있음에도 말이다. 오는 24일엔 3조원대 유상증자가 최종 마무리되며 대한항공 주식 1억7361만1112주가 또 신규 상장한다.

문제는 조 회장이 3조원대에 달하는 금액으로 대변되는 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가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포함해 ㈜한진·진에어 등 상장사 기준 현재 시가총액은 조 회장이 취임하기 전 6조8780억원(우선주 포함)에서 10조6371억원으로 늘긴 했지만 대한항공처럼 성장성을 인정받아 주가가 자연스럽게 우상향했다기보다 각 계열사마다 수차례 진행된 유상증자의 비중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재계 10위권에 오를 한진그룹을 짊어져야 하는 조 회장에게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국내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조 회장이 어떤 묘수를 보여줄 지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를 돌파한 뒤 조 회장이 사업 수완을 보여줄 또 다른 경영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해외 경쟁당국의 결합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한편 지난 17일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통합전략(PMI)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PMI에는 중복사업 통·폐합을 포함해 양 사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PMI는 사실상 조 회장의 과제이기도 하다. 공식석상에서 줄곧 “현장 티켓 담당 인력마저 정규직원인 만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혀온 만큼 ‘구조조정 없는’ 통합 효율화 방안에 대해 안팎으로 이목이 집중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가 본격적인 합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합 체제가 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절차는 연말께, 대한항공과의 합병 작업 마무리는 2~3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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