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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김정은, 비위 맞춰 원하는 것 얻기 위해 트럼프에 단독회담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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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6. 19. 00:14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김정은·푸틴·시진핑, 트럼프에 단독회담 요청"
"재선승리 집착 트럼프 비워 맞춰 원하는 것 획득 조종 위해"
"폼페이오도 트럼프 험담...'심장마비 온다' '거짓말만'"
볼턴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차 정상회담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한 것은 북한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볼턴 전 보좌관이 2018년 5월 2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차 정상회담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한 것은 북한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외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만날 것을 요청했다면서 “트럼프의 비위를 맞춰 원하는 것을 얻어내도록 조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 볼턴 “김정은·푸틴·시진핑,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 요청...비위 맞춰 조종하기 위해”

볼턴 전 보좌관은 “적대 국가의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재선 승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트럼프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 출간 예정인 592쪽 분량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대선에서 농심(農心)을 얻을 수 있도록 미 농산물 수입을 늘려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이 미 농산물 구매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협상을 재개하는 데 동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은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고 치켜세웠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 볼턴 “트럼프 관심, 온통 재선 승리...김정은과의 판문점 회담도 사진 찍기와 언론 반응에 방점”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온통 재선 승리에 있다면서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김 위원장과의 회담도 사진찍기에 방점이 찍혀 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적합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가 그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뭐가 좋은지 말고 내가 알아차릴 수 있었던 처리원칙이랄 게 없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선에 너무 집중하고 있어서 장기적 고려엔 진전이 없었다”며 판문점 회담을 거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김정은과 사진 찍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사진 찍기와 그에 대한 언론 반응에 상당한 방점을 두는 것”이라며 “그런 회동이 미국의 협상 위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는 관심이 거의 없거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노력의 세부사항에 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단지 ‘선전 행사’로 봤고 그의 외교적 노력을 혹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실체가 없는 공동선언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선언한 뒤 그 도시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 볼턴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 험담...‘심장마비가 온다’ ‘거짓말만 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무한신뢰’를 받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을 험담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주장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6·12 북·미 정상회담 도중 자신에게 쪽지를 건네면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거짓말만 한다(so full of shit)”고 험담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한달 후 “성공할 확률 제로(0)”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일축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썼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 후 폼페이오 장관은 대화를 끌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이 조롱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당시 중동에서 통화를 들었던 폼페이오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심장마비가 온다”고 경멸을 표했고, 볼턴 전 보좌관도 “죽음에 가까운 경험”이라며 비슷한 실망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NYT는 스스로를 변함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등 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했고, WP는 “볼턴 전 보좌관의 책에는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최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등 뒤에서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례가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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