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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하반기 검찰인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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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재 기자

승인 : 2020. 07. 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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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수사지휘권 발동을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단적인 충돌이 추 장관의 완승으로 일단락됐지만 서초동의 전운은 여전하다. 이르면 이달 말, 하반기 검찰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상반기에 비교적 대폭 인사가 단행된 터라 하반기에는 소폭 인사가 예상됐지만, 이번에는 좀 다를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더욱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인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법조계가 예상하고 있는 이번 인사의 평면적인 그림은 이렇다. 우선 곳곳에 검사장급 자리 빈 데가 많아 연쇄 이동이 예상되고, 연수원 34기가 부장 승진을 하면서 전국의 부장급들이 움직여 인사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지난 인사에서 움직이지 않았던 과장급, 대검 연구관들도 대거 이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법무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인사원칙이 ‘묵묵히 일하는 우수한 형사부, 공판부 검사들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인 만큼 이 명분과 위의 기본 틀 속에서 식물총장이 돼가고 있는 윤 총장을 더욱 옥죌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이번 ‘수사지휘권 국면’을 통과하면서 법무부가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피아식별’을 끝냈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법무부 주장을 옹호한 검사들이 영전하고 반발한 검사들은 좌천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앞서 상반기 인사로 윤 총장은 ‘수족이 잘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런 우려가 끝내 현실이 될 경우 ‘정치권력으로부터의 검찰 독립’이라는 검찰개혁의 길은 더욱 요원해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4·15 총선으로 공룡 여당이 된 이후 여권의 ‘검찰총장 몰아내기’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상황에서 추 장관이 인사권을 정치적으로 남용하면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실망과 피로감은 배가 될 것이다. 사실 ‘인사권을 이용한 검찰장악’을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비판해 왔던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납득할 수 없는 인사로 검찰이 또 다시 ‘권력의 시녀’가 된다면, 숱한 논란과 갈등 속에 조만간 출범하는 공수처도 ‘검찰 견제’라는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추 장관의 결단을 촉구한다.



이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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