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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일 갈등 장기화’ 반목 고착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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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0. 09. 17. 20:54

이장원 여권
이장원 정치부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당선과 새 내각 출범으로 한·일 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나왔지만 시작부터 쉽지 않은 모양새다.

스가 총리는 1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총리 당선에 축하 서한을 보내 “함께 노력하자.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에 차가운 대답을 내놓은 셈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단기간에 급반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 대로 일본은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오랜 시간 이어진 한·일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갈등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두 나라 국민들이 서로를 적대시하는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관계 개선 필요성에 둔감해지는 데 대한 걱정스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7일 “우리도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적잖은 국민들은 “우리가 왜?”라고 반문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3분의 1만이 한·일 관계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일본의 태도 변화가 우선돼야 마땅하지만,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로 규정하고 극일(克日)을 유독 강조해온 우리 정치권도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과거사 바로잡기가 반일(反日)에 그친다면 진정한 한·일 관계의 회복과 개선은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한·일 관계가 방치되는 것은 두 나라 지도자 모두 무책임한 것이고, 두 나라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관계 발전이 두 나라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이 맞다면, 한·일 국민의 정서적 반목을 해소하고 미래지향적 시각을 제시하는 것도 두 나라 정부와 정치권의 책무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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