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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통령 후보 검증과 청년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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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학 기자

승인 : 2021. 07. 07. 06:00

조재학
조재학 정치부 기자
“우리나라 국민은 5년마다 ‘검증 안 된’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느라 고생합니다.”

며칠 전 국회에서 만난 야당 한 원로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착잡한 심정의 토로다. 정치권 밖에서 급부상한 인사가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면서 대선 기간 동안 정책이 아닌 후보 검증에 매몰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는 선출직 정치인과 달리 ‘외곽 인사’는 별도의 국가경영 능력과 도덕성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떤 국가 미래 비전을 갖고 있는지 평가하기에 앞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확인하는 데 하세월이다.

담장 밖 인사가 각광받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정치를 전문영역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거나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사람이 정치도 잘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다.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은 저마다 화려한 스펙을 갖춘 뒤 정치의 문을 두드린다.
한국에서 젊은 지도자가 좀처럼 나오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다 할 경력을 쌓을 기회가 없는 청년들에게 정치 입문의 문턱은 한 없이 높기만 하다. 청년세대의 정치 진출이 제한적이다 보니 ‘전문’ 정치인이 길러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 같은 30·40대 지도자는 언감생심이다.

최근 호평을 받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 정치사에선 드문 케이스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이 대표의 경험과 경륜 부족이 지적됐으나 실제론 준비된 대표였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2011년 12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된 이후 바른미래당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을 지내며 내공을 쌓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는 스스로 직업이 ‘최고위원’이라고 할 만큼 단련이 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정치는 자격증이 없는 전문직이라고 한다. 갈등을 조정하고 협상의 묘를 살리는 게 본연의 역할이다. 정치 발전을 위해 젊은 인재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 정치인을 기르는 토양이 필요하다. ‘전문’ 정치인을 홀대하고 불쑥 나타난 메시아만 기대하면 5년마다 미래를 논하지 못하고 도덕성을 검증하는 데 귀한 시간을 허비할 뿐이다.
조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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