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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민간의 발 빠른 대응으로 반도체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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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 10. 12. 18:12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대(對)중국 수출중단 조치를 실행하기 시작했다. 미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가 미국 규정에 따라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중국에 기반을 둔 고객사들에 납품 중단 통보를 했다는 외신이 전해지면서 세계 반도체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최근 미 기업이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 칩 생산 중국 기업에 반도체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가 실행되면 생산시설이 중국기업 소유일 경우 '거부 추정 원칙'이 적용돼 사실상 반도체장비 수출이 금지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 내 반도체생산에 강력한 제동이 걸린다.

이런 조치의 시행에 중국의 기술 굴기와 군사 무기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한 의도가 담겨져 있다는 분석과 함께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다툼이 시작됐다는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반도체 업계, 더 나아가 중국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 당장 인텔을 비롯해 삼성전자, 세계 2위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SK하이닉스 중국공장은 미 당국의 적법한 심사를 거쳐야만 반도체의 정상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우리 정부는 미 반도체장비 업체들이 앞으로 미 정부의 라이선스(허가) 없이는 장비를 공급할 수 없다는 미 행정부의 최근 발표 내용을 고객사에 전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안심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미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공장에 대해서는 1년 동안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도 장비를 수입하도록 허용해 그나마 대응시간을 벌었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러시아의 핵사용 공포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경색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조치의 실행이 본격화하면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하는 만큼 정부와 민간 모두가 발 빠른 대응으로 반도체산업을 지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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