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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네이버 등 포털의 언론 평가·등급화 폐해 조목조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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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10. 19. 18:25

한국기자협회 성명
"포털, 제휴로 언론사 차별·생태계 파괴·입점 경쟁 및 분열 조장"
"언론-포털 관계, 공생서 종속으로"
"제휴평가시스템, 언론계 서열화·기자들에 허탈감"
"독립·균형 시각 언론에 악영향"
네이버 본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사진=송의주 기자
한국기자협회가 19일 네이버 등 포털이 언론사를 평가하고 등급화하면서 종속화시키고 있는 폐해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서 포털은 언론계 저널리즘 회복 노력에 동참하라'에서 네이버 등 포털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비(非) 제휴' '뉴스검색 제휴' '뉴스스탠드 제휴' '뉴스콘텐츠 제휴' 4단계로 언론사를 평가해 등급화하는 병폐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는 뉴스 제휴 평가시스템을 언론사 차별이라고 규정하고, 언론 생태계 붕괴, 언론사 간 입점 경쟁 및 분열 초래로 저널리즘 구현에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스제휴 등급화가 '언론계 내부 서열화'라며 소명을 다하고 있는 언론사와 현장의 기자들을 허탈감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또 네이버 등의 뉴스 제휴 평가시스템이 언론사 간 건전한 경쟁과 발전에 걸림돌이면서 독립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어야 할 언론에 악영향을 줘 저널리즘 신뢰 추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자협회 성명서
한국기자협회는 19일 '포털은 언론계 저널리즘 회복 노력에 동참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사진=한국기자협회 성명서 캡처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뉴스 소비 통로 69%가 포털이고, 언론사 웹사이트와 웹을 통한 소비가 5%에 불과해 뉴스 신뢰도가 30%로 추락하는 등 뉴스 시장이 망해가고 있다고 한탄하면서 네이버 등이 국민에게 같은 뉴스를 같은 시간에 서비스하는 것은 북한 노동신문을 매일 발행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은 △네이버 등 포털의 4단계 언론사 평가시스템 폐지 △공정하고 공개된 알고리즘을 통한 뉴스검색 결과 아웃링크 제공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면서 관련 법 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시아투데이가 네이버 등 포털이 검색뿐 아니라 뉴스 시장까지 독과점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며 국가기관도 아닌 사기업이 언론사를 평가하고 언론사의 존립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제도로 한국만의 병폐라고 지적하는 것과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아시아투데이가 지난 5일 '네이버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을 재개한 이후 많은 언론계 인사가 사기업인 네이버가 국가의 현재 및 미래 발전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취지의 응원 전화를 걸어온 사실에도 부합한다.

특히 네이버 등의 뉴스제휴 평가 및 등급화 시스템은 한국 언론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성장을 저해한다고 아시아투데이는 지적한다. 온라인 유료 구독자 900만명을 넘긴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5년 내 15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런 성공은 '네이버 공화국'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자협회는 네이버 등 포털과 언론사 간 관계가 '공생'에서 '종속'으로 변질됐다고 한탄했다.

한국기자협회는 "한국은 어느덧 포털 등 검색 엔진 및 뉴스 수집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전 세계 2위로 올라섰을 정도로 우리나라 포털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해졌다"며 "반면 언론과 포털의 관계는 언제부터인가 공생에서 종속의 관계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답변하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YONHAP NO-2751>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 기관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네이버 등 포털가 '검색 및 뉴스 지배 권력'이 된 배경에는 기자들이 피·땀흘려 쓴 기사를 비교적 '헐값'으로 독과점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네이버 등이 한국 언론 발전에 기여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와 관련, 한국기자협회는 언론계가 '언론사공동뉴스포털'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 만들기 등을 시도하고 있다며 "언론의 뉴스제휴로 급성장한 포털이 파괴된 언론 생태계를 복구하고 언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전국의 신문·방송·통신사 소속 현직 기자들 1만10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대의 언론단체로 언론 자유 수호의 기치를 내걸고 1964년 8월 17일 창립됐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 자유 수호·기자 자질향상·기자 권익옹호·평화통일·국제교류 강화 등 5대 강령을 표방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성명서 전문]

포털은 언론계 저널리즘 회복 노력에 동참하라

포털의 제휴 언론사 차별로 언론 생태계가 무너지고 언론사간 입점 경쟁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어 저널리즘 구현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포털은 출범 이후 다양한 정보 제공과 검색 기능 등 소비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쉽게 충족시키며 급성장해왔다. 포털의 이같은 급속한 성장에 언론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은 어느덧 포털 등 검색 엔진 및 뉴스 수집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전 세계 2위로 올라섰을 정도로 우리나라 포털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해졌다. 반면 언론과 포털의 관계는 언제부터인가 공생에서 종속의 관계로 기울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거대 포털의 언론사 평가 시스템이다. 포털은 뉴스 제휴 등급을 나누고 언론사 평가 시스템을 작동해 각각의 카테고리 안에 포함할 수 있는 언론사와 포함할 수 없는 언론사를 구분함으로써 언론계 내부를 서열화하고 묵묵히 소명을 다하고 있는 언론사와 지금 이 시각에도 현장에서 발로 뛰며 뉴스를 생산하는 일선 기자들을 허탈감에 빠뜨렸다.

이는 언론사간의 건전한 경쟁과 발전에 걸림돌일 뿐만 아니라 독립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어야 할 언론에 악영향을 주어 저널리즘 신뢰 추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언론계 일각에서 언론사공동뉴스포털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포털의 독점적 지위에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지금 언론계 내부는 가칭 통합형 언론자율규제기구를 만들어 스스로 자정하고 언론 윤리에 대한 인식을 확산해나가며 저널리즘을 회복하려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포털이 언론계의 저널리즘 회복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언론의 뉴스 제휴로 급성장한 포털이 파괴된 언론 생태계를 복구하고 언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때임을 각인하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비판적 언론사 평가 시스템이 아닌 언론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언론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과 포털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길이며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길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2022년 10월 19일

한국기자협회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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