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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지는 한국의 우크라 탄약 지원 압박...“EU, 한국 압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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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3. 05. 16. 04:12

EU 매체 "EU-한 정상회담서 한국의 우크라 탄약 직접 지원 압박"
미·EU 탄약 재고 하락, 한국 주요 공급처 부상
한, 탄약 우크라 직접 지원
K-무기 구매 EU 회원국, 보유 무기 우크라 지원
UKRAINE-CRISIS/GERMANY-ZELENSKIY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 두번째)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오른쪽 두번째) 등이 14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아헨에서 '카롤루스 대제(大帝)상'을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22일 서울에서 예정된 한국-EU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탄약을 보내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EU 전문매체 유랙티브(EURACTIV)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랙티브는 EU 고위 관리를 인용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오랫동안 요청된 탄약과 기타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을 거부하는 데 대해 보다 긍정적이 되도록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미셸 의장은 19∼2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서울을 찾는다. EU 현 지도부 출범 이후 두 사람의 동시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정상회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우크라이나가 남동부에서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면서 탄약 문제가 최근 수주 동안 더욱 주목받았고, 주요 공급처로 한국이 부상했다.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은 EU 탄약 공장이 생산량을 늘리는 데 수개월이 걸리고, 시장에도 대량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상황이 더욱 악화함에 따라 한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이 기대되고 있다고 유랙티브는 설명했다.

공동 언론브리핑 하는 한-폴란드 국방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이 2월 23일(현지시간) 폴란드 토룬 포병사격장에서 K9 자주포 시험사격을 참관한 뒤 마리우슈 부아쉬착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K9 자주포 앞에서 공동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이 매체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직접 지원하거나 한국이 EU 회원국에 무기를 판매하고, 이 회원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관계학 교수이자 벨기에 브뤼셀의 브뤼셀자유대학(VUB) 한국 석좌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한국은 단기간에 탄약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EU와 미국의 탄약 재고가 부족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미셸 의장은 한국이 단기적으로 그들의 재고를 보충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직접 공급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산 탄약이 나토 표준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다량의 장비와 호환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매체는 한국의 생산 능력이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고갈된 EU 회원국의 무기 재고를 어느 정도 보충할 수는 있지만 회원국이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파르도 교수는 "한국은 법적인 관점에서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랙티브는 한국이 EU 회원국에 군사 장비를 판매하고, 폴란드가 했던 것처럼 회원국이 보유한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선택지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공급하는 것보다 신속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파르도 교수는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군사 동맹인 미국이 한국과 이 문제를 논의해왔기 때문에 한국의 파트너인 EU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EU가 다른 가까운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한국에 대한 압력을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토 사무총장 접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월 30일 서울을 방문,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탄약과 무기 (지원)가 긴급히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러시아 침략자들에 저항하고 격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은 인도·태평양에서도 중요하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무기 지원은 결국 한국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달 1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기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것에 관해 한국과 대화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을 전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국제사회가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의 증대 위반 등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고, 같은 달 25일 방영된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선 "최전선의 상황이 변할 때나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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