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눈물샘 자극하는 T1 다큐멘터리... “어떻게 이 팀을 응원하지 않을 수 있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5001422596

글자크기

닫기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4. 09. 05. 14:26

T1 팬 아니어도 만족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수작
레드불 T1 다큐멘터리: 함께 날아오르다. /CGV
"어떻게 이 팀을 응원하지 않을 수 있나 싶다"

T1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역경을 다룬 '레드불 T1 다큐멘터리: 함께 날아오르다(이하 T1 다큐멘터리)'가 4일 CGV에서 단독 개봉했다. 

T1 다큐멘터리는 2022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DRX에 패배한 이후, 2023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지 T1의 이야기를 담았다.

T1 선수단과 코치진이 등장해 월즈 우승을 향한 여정 속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지난 4일, T1 다큐멘터리가 개봉하자마자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었다.

◆ 5연 준우승에 결국... T1도 사람이었다.
다큐멘터리에선 T1의 고난과 역경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CGV
다큐멘터리는 T1 팬들의 악몽이었던 2022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부터 시작한다.

당시 탑독(스포츠 경기에서 우위에 있는 팀)이라 평가받던 T1은 소년만화를 쓰며 기적을 만들어낸 DRX의 돌풍을 버티지 못하고 2:3으로 패배했다. T1 다큐멘터리는 그 이후로 2023년의 T1이 겪어야 했던 고난과 역경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제오페구케(제우스-오너-페이커-구마유시-케리아)'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2022년, T1은 스프링 시즌 전승 우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 이후로 지독한 준우승의 굴레에 빠졌다.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부터 시작해 2022 LCK 서머, 2022 월드 챔피언십, 2023 스프링, 2023 서머까지 5번의 결승전에서 모두 패배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손에 닿을듯한 우승 트로피를 연속으로 놓친 선수들의 상실감은 생각보다 더 컸다. 그 상실감은 서로를 향한 신뢰를 망가뜨리고, 몇 배의 중압감과 스트레스로 돌아와 선수들을 뭉갰다. 활기가 넘치던 선수단의 텐션은 떨어지고 말 수도 줄어들었다.

"이제는 쉬고 싶다", "나에게 문제가 있나",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어갔다" 등 팬들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선수들이 흔들리는 모습에 극장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특히 2023년 여름 '페이커' 이상혁의 손목 부상은 역경의 절정이었다. 팬들 앞에선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선수 생활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했던 당시의 상황이 나오자 몇몇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강인하고 굳건해 보이던 선수들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고, 그들의 인간적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러나 T1은 이런 역경을 결국 극복해 냈다. "우여곡절 끝에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는 '오너' 문현준의 말처럼, 이런 어려움을 이겨냈기에 T1의 우승이 팬들에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 지루할 틈 없는 수작... T1팬 아니어도 추천
팀 분위기를 이끄는 구마유시의 인간적 면모가 인상적이었다. /CGV
T1 다큐멘터리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지루할 틈 없는 수작이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팬들이 다 아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그것을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가 중요했는데, 그 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전반적으로 다큐멘터리의 전개와 구성도 훌륭했다. 시간순으로 T1의 행보를 정리하면서도 필요한 부분만 보여주며 흐름이 늘어지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 초중반에 선수들의 역경과 어려움을 중점적으로 다룬 덕에 후반부 중요 상황에서 관객들의 카타르시스가 제대로 폭발할 수 있었다.

자칫 너무 우울해질 수도 있는 흐름에선 선수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특히, 팀이 침체기일때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구마유시' 이민형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T1 다큐멘터리는 "모든 길은 결국 저를 통합니다"는 멘트로 큰 호평을 받은 2023 월즈 티저 영상을 제작한 '최필'이 감독을 맡아 기대감이 컸는데, 그 기대치를 충족하는 작품이었다.

T1 팬이 아니더라도 월즈 우승팀의 역경을 정교하게 다룬 다큐멘터리 그 자체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 중간중간 노골적인 레드불 PPL(간접광고)이 나오는데, 너무 작위적이고 어색해서 흐름을 깼다. PPL 장면만 나오면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 "나도 포기 안 했으니, T1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면 좋겠다"
T1 팬들에겐 이번 다큐멘터리가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CGV
T1 다큐멘터리는 T1의 2023 월즈 우승으로 마무리된다. 상영이 끝나자 깊은 여운이 몰아쳤다. 2022년 샌프란시스코부터 시작해 2023년 고척돔까지의 여정을 함께 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퇴장하는 인파 속에서도 다큐멘터리에 대한 칭찬이 들려왔다.

특히 T1 팬들에겐 이 다큐멘터리가 더 의미 있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10년 넘게 T1을 응원했다는 권정명(27, 경기)씨는 "다 아는 얘기지만 영화관에서 보니 새로운 느낌이었고, 다시 감동하게 됐다. 어떻게 이 팀을, '제오페구케'를 응원하지 않을 수 있나 싶다. 앞으로도 이 조합을 계속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를 관람한 김민정(28, 서울)씨는 "2023 월즈 우승까지의 역경과 희로애락을 다 알고 있던 팬으로서 살짝 눈물이 나기도 했고, 선수들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경주에서 2024 LCK 서머 결승 진출전을 치르는 T1을 향해 응원을 남겼다. 김민정씨는 "이번에 T1을 응원하러 경주에 간다. 원래 일행이랑 같이 가는데 표를 하나밖에 못 구해 포기하려다가 극적으로 표를 구했다. 나도 포기 안 하고 응원하러 가니까 T1도 이번 시즌에 우여곡절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