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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화에 발맞추는 미래에셋證…조직개편으로 본 김미섭·허선호 대표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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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11. 19. 18:30

금리인하·금투세 폐지 등 환경 변화
김미섭·허선호, WM 강화 등 초점
PWM·디지털 자산관리 본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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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차를 앞둔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국내외 자본시장 변화에 발맞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해외투자, 연금, 자산관리(WM) 등의 주요 사업들을 한 층 더 강화했다. 회사가 10조원에 달하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에서 사업을 영위해왔음에도 지난 몇 년 동안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하자, 조치를 취한 것이다.

특히 최근 금리인하,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폐지 등 자본시장을 둘러싼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자, 미래에셋증권은 선도적으로 조직개편에 나섰다. 부동산 업황 회복과 고액자산가들의 유입이 예상되면서 해외투자와 WM 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얼마 전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까지 도입되면서 '머니무브'를 통한 운용 수익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현재 다수의 증권사가 추구하고 있는 사업 방향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회사가 기존부터 강점을 보였던 사업 부문에 보다 힘을 실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들어 해외투자, 연금, WM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사업 확대 기조에 맞춰 글로벌경영관리부문을 신설했다. 그간 회사의 성장 발목을 붙잡았던 해외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금리인하와 함께 회복세를 보이자, 해당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 수익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설된 글로벌경영관리부문장에는 '글로벌 통' 김승욱 전무가 선임됐다. 내부 전언에 따르면 김 전무는 홍콩과 런던법인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해외사업 확대를 주도했고, 최근 영국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조성 전문기업 'GHCO' 인수합병(M&A)에서도 전략을 잘 주도해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회사는 부동산 투자 사업을 담당하는 IB2부문에도 본부 산하에 SRM(Senior RM) 제도를 도입했다. 우수한 역량을 지닌 임원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의 전문성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어 WM 사업 강화를 위해선 PWM부문을 신설했고, 투자전략부문 산하에 디지털 자산관리 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목적이다. 연초부터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인기와 더불어 금투세 폐지까지 확실시 되면서 세제혜택을 기대한 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늘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업계에선 김미섭·허선호 대표가 각각 해외투자와 WM 사업 역량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두 대표의 리더십과 호전되는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수익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두 대표는 올해 대표직 취임 전까지 각각 해외사업과 WM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문가로 평가 받았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해외법인 대표이사직을, 허 대표는 증권에서 WM총괄 사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얼마 전 도입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도 미래에셋증권에겐 매력적인 먹거리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연금1·2부문을 연금혁신, 연금RM1·2·3부문으로 세분화한 배경이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400조원에 달하는데, 시장에선 높은 수익률로 인해 제도 도입 후 머니무브(은행→증권)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 중 퇴직연금 적립액(27조3755억원)이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그동안 실적 부문에서 아쉬움을 보인 미래에셋증권이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10조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여러 사업을 실시해왔지만, 수익에서는 경쟁사 대비 뒤쳐져 덩칫값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최근 3년(2021~2023년) 동안 회사는 단 한 번도 연간 순이익 1위를 기록하지 못했으며, 올해도 3분기 누적 기준 4~5위권에 머물고 있다. 주가 역시 올해 들어 주요 상장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13.4%)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회사의 수익이 기보유한 자본 규모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업계에선 이 같은 한계를 타개하고자 김미섭·허선호 대표가 칼을 빼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내외적인 시장 변화에 대응함으로써 WM, IB 운용 등 사업 전반에 수익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미래에셋증권의 조직개편을 살펴보면, 다수의 증권사가 집중하고 있는 사업 방향에 맞춰 진행을 했고, 그 중에서도 원래부터 강점을 지녔던 해외사업과 연금 부문을 한 층 더 강화하는 기조로 가는 것 같다"며 "조직개편을 중점적으로 한 사업들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수익 성장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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