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춘길 선교사 北억류 10년… 통일부 “즉각적·무조건적 석방 촉구”

"北억류 행위, 종교·신념 자유 억압"
"6명에 대한 자의적 구금, 강력규탄"
유럽의회, 유엔인권기구 접근허용 촉구

지난 8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에서 열린 '납북·억류·강제실종 문제 국제연대를 위한 가족들의 호소 공청회'에서 억류자 최춘길 씨 가족 최진영 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통일부는 최춘길 선교사가 북한에 강제 억류된 지 10년을 맞아 즉각적이고도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성명에서 "정부는 주요 국제인권규약의 당사국인 북한이 불법적으로 억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이번 달은 우리 국민 최춘길 선교사가 북한에 의해 강제 억류된 지 10년이 된다"며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북한 당국에 의해 불법 체포된 후 2015년 6월 23일에 무기노동교화형이라는 무거운 형벌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에 강제 억류된 우리 국민은 6명이다. 최춘길·김정욱·김국기 선교사와 한국 국적의 탈북민 3명이 북한에 불법 체포됐다.

구 대변인은 "북한이 선교사들을 부당하게 자의적으로 억류한 행위는 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억압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노골적 처사"라며 "북한 당국이 정당한 권한을 가진 독립적이고 공평한 재판부에 의한 공정한 공개재판 없이 우리 국민에게 불합리하고 과도한 형량을 선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포·구금 과정에서 기본적인 절차적 정의를 보장해 주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6명에 대한 자의적 구금을 지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 당국은 불법적으로 체포돼 현재 억류 중인 우리 국민들에 대해 생사 확인 등 최소한의 정보조차 제공하지 있지 않으며, 이로 인해 억류자 가족들의 고통은 수년째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 대변인은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억류자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이들과 가족들간의 가능한 소통을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즉각적인 송환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북한에 명확하게 전달하는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캐나다인 등 외국인 억류자들은 모두 석방했으나 최춘길 선교사 등 우리 국민 6명은 8∼11년간 장기 억류하고 있다.

통일부의 이번 석방촉구 성명엔 '국제 종교·신념의 자유연대(IRFBA)', 영국 의회 APPG-NK(The United Kingdom 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 주한 슬로베니아 대사관,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인 크리스 쿤스 등이 동참했다.

영국 의회 APPG-NK와 주한 슬로베니아 대사관은 이날 "최춘길 선교사와 현재 구금돼 있는 다른 한국인 5명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제 인권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28일 결의안에서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세 명의 실명을 명시하고, 억류 선교사들에 대한 유엔 인권기구들의 접근을 허용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는 유럽의회가 공식적 차원에서 억류 선교사 문제에 대해 언급한 최초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