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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간밤 비상계엄…세종관가 대혼란 속 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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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정연 기자

승인 : 2024. 12. 04. 16:38

부처 장관 전원 사의로 일정들 보류
당초 소상공인 대책 발표 계획도 취소돼
"우리도 계엄이 처음" "동요없으려 노력"
비상계엄 사진
3일 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입주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차량이 진입하고 있다./이정연 기자
간밤 갑작스럽게 떨어진 비상계엄령에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도 비상대기를 하는 등 혼란에 휩싸였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190명 참석 의원 전원 동의로 통과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국무위원 전원이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부의 주요 일정들도 줄줄이 보류된 상황이다. 당초 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처합동 소상공인 맞춤형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정이 취소됐다.

4일 세종관가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이날 오전 4시30분 약 6시간 만에 비상계엄 해제가 이뤄졌다. 각 부처에서는 '각자가 맡은 직무를 동요 없이 처리해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과장급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에 대해 "사실 우리도 비상계엄은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며 "실무선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계신 만큼 저희가 동요되면 안 되기 때문에 원칙대로 업무를 수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 장관들의 사의로 주요 일정들도 잇따라 보류되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언론 소식들을 지켜보며 대기하고 있다"며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게 없지만 장관 일정들은 향후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헌법상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다수의 국무위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 뜻을 타진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을 포함해 다수의 국무위원들이 경제·외교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엄 선포는 대통령 권한에 속해 국무위원들의 '찬반 의결' 사안이 아니어서 반대할 수 없었다는 시각부터 이날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계엄 선포안이 심의된다는 사실을 국무위원들이 몰랐고, 국회에 계엄 통고가 없었던 만큼 관가에선 적법하고 정당한 국무회의로 인정받을 수 있냐는 의견들이 혼재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계엄령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내란죄로 고발하고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한동안 국정과제 수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 사표가 수리될 때까지는 업무를 하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국민의 정책 지지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표수리시에는 차관이 업무대행을 하게 되는데 만약 전례없는 상황으로 차관까지 사의를 표명할 경우 새로운 차관을 다시 임명해야 한다. 내각 상황이 불안정해지면 민생경제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 대응과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에도 국정 마비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공백 우려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위원에게 소임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내각 불확실성에 대해 기재부는 "사의표명 취지는 현 상황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표명한다는 차원"이라며 "최상목 부총리는 직무를 맡은 마지막 순간까지 경제상황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 장관들이 '몸으로라도 막자'며 강한 반대를 했다는 풍문이 도는 것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무위원들이 반대했다는 것만큼은 사실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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