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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추락사 놓고 “은폐 vs 과장”…SK에코ENG, 협력사와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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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2. 26. 06:00

협력업체 "구조물 개조 후 관리 미흡"
작업자 부주의로 사고원인 조작 시도
SK에코 "경찰조사 정상적으로 끝나"
SK온 배터리 공장 추락사 사고 개요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부문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이 해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망사고의 원인을 '작업자 부주의'로 조작하려 했다는 협력업체 주장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사고 현장 임의 훼손, 증거 인멸 지시, 현장 근로자에 대한 허위 진술 교사 등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SK에코엔지니어링은 "해당 협력업체와 하도급 대금 미지급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주장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26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2023년 1월 13일 저녁 8시 55분경(현지시간) 헝가리 이반차시 소재 SK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A협력업체 직원인 한국인 근로자 전모 씨가 추락사했다. 해당 현장은 SK온이 발주하고 SK에코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다. A사는 SK에코엔지니어링이 해당 사건을 작업자 부주의로 은폐·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SK에코엔지니어링 측은 "정상적인 절차로 현지 경찰 조사가 끝난 사안이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선 A사는 사고 원인으로 SK에코엔지니어링이 천장 개구부를 자재 운반 통로로 임의 개조했으나 개구부 고정 등 사후 안전 관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통상 공장 천장 공사는 지붕 공사가 끝난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되지만, 당시 현장의 준공 예정일이 2023년 6월이었던 만큼 SK에코엔지니어링이 최대한 공정이 진행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천장 공사를 먼저 진행했다"며 "하지만 헝가리 현지 소방업체가 잔여 지붕 마감 작업을 위해 자재 운반 통로가 필요해지자 시공사 지시로 천장 개구부가 개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전날인 12일 헝가리 소방업체가 작업 후 개구부 커버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고 철수했지만, SK에코엔지니어링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이에 전 씨는 천장 속 케이블 풀링(Cable Pulling·전선관이나 트레이 등에 케이블을 넣는 작업) 루트를 확인하기 위해 작업 구역을 순찰하던 중, 고정되지 않은 개구부 덮개를 밟고 12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SK에코엔지니어링의 "전 씨가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작업 구역에 진입했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과 배치된다.

특히 A사는 "2023년 1월 7일부터 14일까지 유효한 '워크퍼밋'(작업허가서)에 사고 지점이 포함된 작업 구역이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지만, SK에코엔지니어링은 "사고 당일 A사가 보고한 작업 구역에는 사고 지점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재반박하며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SK에코엔지니어링
2023년 1월 13일(현지시간) SK에코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헝가리 이반차시(市) 소재 SK온 배터리 공장에서 하청업체 직원 A씨가 추락해 사망한 현장./독자 제공
또 A사는 SK에코엔지니어링이 사고 현장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SK에코엔지니어링이 사고 발생 이후 15일부터 인력을 투입해 개구부 커버가 고정돼 있던 것처럼 꾸미기 위해 모든 개구부 커버에 드릴링 및 피스 작업을 시도해 현장을 훼손하고 조작하려 했다"며 "전 씨가 안전수칙을 무시한 채 무단으로 천장에 진입했다가 추락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조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6조 3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중대재해 발생 현장을 훼손하면 안 된다.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장 보존과 기록 확보 등 초동 대처가 가장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사고 현장 원형을 기록하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위반 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A사는 SK에코엔지니어링이 증거 인멸 및 허위 진술 교사까지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투데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SK에코엔지니어링 현장 PM은 A사 사장에게 전화로 "직원들 보고 빨리 (사고 후 현장 작업) 사진을 다 지우라고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SK에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사고 이후 진행된 작업은 헝가리 현지 경찰 조사가 끝난 후 후속 공정을 위한 안전 보강 조치였지만 A사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사기관의 예상 질문에 대한 답안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나, 허위 진술을 유도한 것이 아니라 원활한 답변을 돕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단, 실제 A업체에 대한 고용노동부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해당 협력업체가 공사대금을 둘러싼 협의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원청에서 사망 원인을 조작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
SK에코엔지니어링의 지시를 받은 타 하청업체 직원들이 1월 15일(현지시간) 헝가리 이반차시(市) 소재 SK온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A업체 대표는 "사고가 작업자 부주의로 일어난 것처럼 꾸미기 위해 뒤늦게 드릴링·피스 작업을 진행해 현장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에코엔지니어링은 "추후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안전 보강 작업"이라고 반박했다./독자 제공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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