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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남는 백신으로 외교 펼친다…“예루살렘 대사관 유치 노림수”

이스라엘, 남는 백신으로 외교 펼친다…“예루살렘 대사관 유치 노림수”

기사승인 2021. 02. 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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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us Outbreak Israel Palestinians <YONHAP NO-4803> (AP)
23일(현지시간) 칼란디아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의료진이 팔레스타인인에게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사진=AP 연합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여분의 백신을 다른 나라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백신 외교에 나섰다. 예루살렘을 둘러싼 복잡한 ‘외교’에 백신을 이용하려는 셈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백신을 요청한 일부 국가에게 남는 백신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신 제공 대상국에는 체코,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에 설치할 의향을 보였거나 이미 이전한 나라들이다. 과테말라는 지난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했고 온두라스와 체코도 이전 의향을 보였다. 각 나라들은 이스라엘에게 5000회분의 백신을 제공받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외교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두고 팔레스타인과 오랫동안 ‘수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동부를 미래 독립국 수도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인정하고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이스라엘은 가장 빨리 백신 접종을 하면서도 정작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는 백신을 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팔레스타인 의료진을 위해 5000회분의 백신을 제공하기로 하고 최근 2000회분을 인도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의 면역실험실’을 자처하며 접종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초기에 대규모 백신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전체 인구(930만 명)의 절반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실시했으며,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도 33%에 달한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을 위한 백신 확보가 우선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제는 이웃 국가들을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여분의 백신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미 중국과 인도는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백신을 제공하면서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체적으로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백신 외교 방법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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