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 기지개켰지만 속타는 항공업계…정부, 운용의묘 살려야

[기자의눈] 기지개켰지만 속타는 항공업계…정부, 운용의묘 살려야

기사승인 2022. 04. 25. 17:5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고사 직전으로 내몰렸던 항공업계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국제선 하늘길이 서서히 열리면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서 웃음소리가 들릴 법도 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약 2년 만에 재개된 정부의 국제선 운수권 배분에서 한진칼 자회사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나란히 탈락했다. 이들 LCC 3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함께 단계적으로 통합될 예정인데, 통합 시 독과점을 염두에 두고 운수권 배분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운수권 배제가 비단 이번뿐이겠느냐는 의구심마저 나온다. 문제는 합병 완료까지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이란 데 있다.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렸던 세계 1,2위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해외심사 때도 심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끝에 2년 2개월 만에 최종 결과를 받은 바 있다.

정부는 독과점을 막고 공정경쟁을 보장하겠다는 논리이지만 이들 LCC의 운수권 배제는 되려 공정경쟁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의 자회사로, 대한항공과 경쟁하는 별도회사다. 대한항공과 중복되는 노선은 진에어 역시 다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고 경쟁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같은 그룹에 속해있지만 자동차 판매로 실적을 겨루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 나름대로 배분 심사 절차에 따라 내린 결정이겠지만, 이제야 살아나기 시작한 항공업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운용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PCR 확인서 제출 의무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천공항 코로나19 검사센터 기준 내국인의 PCR 검사 1회 비용은 평일 11만6000원, 주말 12만원이다. 해외에서 입국 시 총 3번 제출해야 하는데, 모두 승객 부담이다. 전 세계가 앞다퉈 PCR 의무를 폐지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방역 완화 추세 속에서 우리 정부가 고민해야 하는 건 항공업계의 빠른 회생이다. 조금 더 과감하고 유연한 자세로 항공업계와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직전인 바로 지금이 해외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고 적기에 재기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기회일 수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