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한국과 시에라리온 60년의 우정을 기념하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2112901001507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2. 11. 29. 18:00

김영채 주나이지리아 대사(시에라리온 겸임)
김영채 나이지리아 대사
김영채 주나이지리아 대사(시에라리온 겸임)
한국과 시에라리온이 수교 60주년을 맞았다. 시에라리온은 서부 아프리카에 위치하며 15세기 포르투갈 상인들이 해변에서 전경을 보곤 '사자의 산'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19세기 영국령 서부 아프리카의 일부로 편입됐고, 해방 노예들이 정착해 수도를 프리타운(Freetown)으로 명명했다.

우리나라는 196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시에라리온과 1962년 수교를 맺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해 왔다. 냉전시대 첨예한 남북 대결 외교가 전개될 때 시에라리온은 우리의 끈끈한 우방이었고, 현재도 유엔, 아프리카 연합(AU)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시에라리온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아낌없는 지원을 계속해 왔다. 2014년 에볼라 위기시 의료진을 급파하였고 2016년에는 초등학교 재건사업을 진행했으며, 2020년 어업환경 개선을 위한 소형 선박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2020년 완공된 15층 규모의 프리타운 시청사는 긴밀한 양국관계의 상징이다. 프리타운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산이 많아 우리의 부산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도시인데, 시청사 옥상에서 바라보는 대서양 석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시에라리온 정부와 협업해 11월 28일부터 일주일간 전시회, 영화제, 리셉션, 세미나, 양해각서 서명식 등 풍성하고 다채로운 수교 기념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프리타운 시청은 문화 전시회와 한국 영화 상영을 위해 시청사 로비와 부대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한국팀의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방영하며 함께 응원했다.
한국 영화, K-Pop 등 한류가 시에라리온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전통 판소리에 현대 팝 스타일을 조화시킨 음악으로 인기가 높은 이날치 밴드가 특별히 방문해 시에라리온 재즈팀과 합동공연을 개최하는 것은 한류 확산은 물론, 양국 국민들간의 우의를 다지는 소중한 계기이다.

다이아몬드, 철광석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에라리온은 1991년부터 2002년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내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유엔과 서부 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의 개입으로 내전이 종식됐으나 5만명이 사망하고 2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하였다. 현재 시에라리온은 비오 대통령 주도하에 빈곤 극복을 위한 경제발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교육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주의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영국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다.

시에라리온은 1인당 소득 수준에서 별반 차이가 없던 한국이 지난 60여년간 이룩한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 전수에 관심이 크고 한국 기업, 특히 제조업의 투자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코이카 이사장이 방문하였는데, 앞으로 개발 협력이 가시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이를 통해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양자 관계가 전방위적으로 발전하는 선순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는 우리 정부가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고위인사 방문이 드문 형편에서 지난 9월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방문해 시에라리온 부통령과 산업부장관 등 고위인사를 면담하며 다진 관계가 이번 수교 행사를 준비하고 엑스포 지지 기반을 확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는 1972년 시에라리온에 대사관을 개설해 오다가 1992년 내전으로 철수한 이후 현재까지 겸임국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시에라리온 정부는 2014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아 지역 대사관을 서울에 개설했다. 이에 우선은 우리 명예영사를 임명해 비자 문제와 상시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고, 이번 행사 계기 명예영사 임명식을 가지고 환영 리셉션을 성대하게 개최했다. 플라스틱과 팜오일 공장을 운영 중인 시에라리온 굴지의 기업인이 명예영사로 임명됨에 따라 앞으로 기업인들간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번 시에라리온과의 수교 60주년 행사는 겸임국을 상대로 한 최대 수교행사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단순 일회성 행사에 그칠 일이 아니다. 지난 60년간의 관계를 평가하고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서로 도와주는 계기가 되도록 하고 싶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