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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늘어나는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대기오염과 생활습관 변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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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3. 05. 30. 16:07

브르타뉴 둥 일부 지역 제외한 전역에 꽃가루 날림 경보 발령
꽃가루
29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알레르기성 꽃가루 날림 예보 현황. 서부 브르타뉴 일부 지역만 '중간' 수준이고 나머지는 모두 '높음' 단계를 보였다./출처=국립공중생물학감시위원회(RNSA) 공식 트위터
프랑스에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 알레르기성 꽃가루 날림 경보가 내려졌다.

현지매체 르파리지앙과 BFMTV는 29일(현지시간) 오른·모르비앙·일레빌렌·사르트·피니스테르·마옌 등 6개 지역만 제외하고 꽃가루 날림 주의도가 '높음'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공휴일인 성신강림축일을 맞아 사흘 동안 긴 주말을 만끽하려던 일부 프랑스인은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해 바깥 활동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국립공중생물학감시위원회(RNSA)는 "긴 주말 동안 완연한 봄 날씨를 즐길 수 있지만 이에 따라 자동차 배기가스가 증가하고, 알레르기성 꽃가루는 더 많이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RNSA는 "아주 강력한 비바람이 오지 않는 이상 앞으로 수주간 꽃가루 날림 경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물게 찾아오는 강력한 비바람 또한 국지적이고 일시적으로만 상황을 약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에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점차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대기오염과 현대인의 생활습관 변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RNSA의 공학자이자 대변인인 사무엘 모니에는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는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꽃가루 성분과 결합해 더 강력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같은 종류의 꽃가루도 교외보다 대기오염도가 심각한 도심에서 더 알레르기성을 띠는 등 상대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자작나무의 경우 대기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30년 전에 비해 꽃가루가 20% 더 배출되고 있다.
대기오염은 또한 호흡기성 질환을 유발해 사람들이 점점 더 알레르기에 취약해지도록 만들기도 한다. 모니에 대변인에 따르면 꽃가루는 천식 등 기존에 호흡기성 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인후에 더 깊이 침투한다. 이로써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천식 환자들은 천식 발작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거나 기침 또는 심각한 재채기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이 꽃가루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니엘 대변인은 "수십 년에 걸쳐 인간은 점점 더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보다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과거엔 야외생활을 하면서 꽃가루에 면역이 생겼지만, 지금은 꽃가루가 단지 유해한 요소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지역에 외래종 식물이 들어오는 것도 알레르기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프랑스에서 문제가 되는 앙브루아지 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프랑스에 유입된 후 강력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성인 3명 중 1명이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고 있지만 2050년까지 그 환자 수는 2명 중 1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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