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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재택근무’ 클린스만과 발품 판 김은중

[기자의눈] ‘재택근무’ 클린스만과 발품 판 김은중

기사승인 2023. 08. 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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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 /로이터 연합뉴스
"AI(인공지능)도 아니고 축구 감독이 원격으로 일한다는 게 좀 그렇지 않나요?"

10년 이상 축구 '찐'팬을 자처하는 한 지인은 최근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의 이른바 '재택(원격) 근무'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한국에서 대부분을 거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5개월간 국내에 머문 날은 67일에 불과하다. 최근 9월 A매치 명단 발표조차 기자회견 없이 보도자료로 공개했다. 축구 팬들은 가족이 있는 미국의 자택에서 일하는 클린스만의 업무 방식에 대해 근무 태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를 의식한 듯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비대면 화상 간담회를 통해 "내가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오는 오해 또는 이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K리그 선수 체크 등에 대해서 국내의 코치진과 자주 통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해명 대부분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쪽으로 해석되며 파장은 계속 커지는 양상이다.

대표팀 감독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현장에 나가서 직접 경기를 보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는 비판에 직면했다. 가뜩이나 클린스만호 출범 후 평가전(4경기 2무 2패) 성적이 저조해 불만은 높아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4~2006년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에도 미국에서의 재택 근무가 논란이 됐다.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에도 같은 논란이 일었고 취임 2개월 만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라이브를 통해 돌연 사퇴해 파장을 키웠다. 이런 전력 탓에 축구 팬들의 심정은 불안하기만 하다.

불똥은 대한축구협회로 튀는 양상이다. 애초 하자가 예상된 감독을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데려온 데 대한 책임론이다. 축구 감독은 AI가 아니다. 지난 6월 무명의 선수들을 데리고 2023 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김은중 감독의 성공 밑바탕에는 리그는 물론 대학 대회, 프로 B팀이 출전하는 K4 경기까지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옥석을 가려낸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축구계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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