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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중국의 몇 가지 근본적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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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0. 22. 18:19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논설고문
한때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으로 많은 발전도상국들의 부러움을 샀고, 그들의 발전 모델이 되기도 했다. 중국은 제조업에서 한국을 곧 따라잡고, 전체 경제력에서 미국을 곧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들도 쏟아졌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고속 성장의 부작용과 함께 체제,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의 많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이제 중국은 반면교사의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기에 그에 따른 모순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공산당은 기본적으로 인민의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자신의 절대성에 반하는 종교와 전통사상을 부인하고 탄압하게 된다. 그런 것들은 공산주의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절대성의 주장은 당연히 다양한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포용할 수 없기에 끊임없는 반항을 불러일으킨다. 그럴수록 더욱더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전체주의적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이는 거꾸로 더 큰 저항을 낳는다. 이것이 공산 중국의 가장 큰 딜레마다.

중국과 중국인들은 중국 문화가 세계 문화의 중심이고, 만물이 중국에서 기원했으며, 덕이 높은 중국의 천자가 모든 이민족을 복종시키고 지배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중화사상에 빠져 있다. 그러나 중국은 그들이 복종시켜야 할 이민족의 지배를 많이 받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중화사상으로 정신승리를 한다. 루쉰도 비판했듯, 정신승리는 실천이 아니고 잘못된 관념이기에 유물론의 공산당이 맞서 싸워야 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공산당 지배에 도움이 되기에 정신 승리를 더 조장함으로써 중국인들을 미몽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 자랑에는 내실이 부족하다. 중국의 과거 왕정 시절에는 그 교체가 잦았고 한족과 그 문화를 탄압한 이민족에 의한 왕정도 많았다. 그 때문에 이전 왕조의 문화와 전통이 오롯이 보존되고 이어지기보다는 대체로 탄압받고 사라졌다. 게다가, 문화대혁명에서 두드러지듯, 공산당이 중국을 지배한 이래로 끊임없이 많은 문화유산을 대대적으로 파괴하여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는 명실상부하지 못하다. 한복도, 김치도 자기네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 그 반증이다.
중국은 끊임없이 영토 팽창을 추구한 나머지 많은 나라들과 영토 다툼을 벌여왔다. 중국은 근거도 희박한 역사를 내세워 상당수의 이웃 나라들(육상 14국, 해상 6국)과 잦은 국경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9단선에 의한 남중국해의 영해화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위법판결을 받았으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중국은 계속해서 각종 역사 공정을 통해 남의 역사를 자기 것이라고 우긴다. 이로 인해 중국과 중국인들은 국제적으로 불신과 회피의 대상이 되었다. 그 결과 중국은 점점 국제적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다. 소탐대실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아편전쟁이 발발한 1839년부터 2차 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 서구 열강에 의해 나라가 분할되는 '백년국치(百年國恥)'를 겪었다. 그에 대한 보복심리 때문인지 중국은 약간의 힘을 갖자 아무런 명분도 없이 우격다짐으로 패권국 행세를 하려다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견제를 자초했다. 인권, 민주주의, 문화 등의 소프트 파워를 수반하지 않은 완력만으로는 패권국이, 또는 영토가 크고 인구가 많은 것만으로는 진정한 대국이, 될 수 없다.

미국은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고 WTO에 가입시켜 중국을 자유세계 경제 체제에 편입시켰다. 그 덕에 중국은 단시일에 커다란 경제성장을 이루고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러자 중국은 '중국몽'과 '신대국관계론'을 내세우며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그 밖의 나라들에게는 전랑외교를 일삼았다. 그로 인해 중국은 국경을 접하는 이웃나라들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싫어하는 나라가 되었다. 대국이고 힘이 있다 하더라도 존경을 받지 못하는 나라는 고립되고 곤경에 처한다는 사실을 중국은 실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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