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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지방 이전 9년 지났지만…“젊은 직원 다 떠난다”

[기자의 눈]지방 이전 9년 지났지만…“젊은 직원 다 떠난다”

기사승인 2023. 11. 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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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한 지 약 9년이 지났지만 젊은 직원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공공기관 직원이 최근 기자와 만나 전한 말이다. 이 직원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부 게시글을 소개하며 "이전 지역의 교육·정주 여건이 미흡해 내부 갈등만 지속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마땅한 인프라와 유인책 없이 무작정 지방으로 이전한 점은 불만이라는 것이다. 요즘 젊은 직원들이 선호하는 부서도 벤처캐피탈(VC) 등 이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자' 관련 부서라고 한다. 이 직원은 "기관 근처에 각종 사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기관만 외딴 섬으로 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본점 지방 이전은 직원들의 근무 형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직원은 "지방으로 본점을 옮기면서 약 8년마다 돌아온 순환 근무 주기가 4년으로 짧아졌다"며 "자녀 성장기에 떨어져 지내야 하는 일이 잦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직업 안정성을 내세워 취업 시장의 강자로 군림한 공공기관들이 지방 이전 문제에 휩쓸려 '기피 직장'이 됐다. 지방 이전 이슈가 나오기만 해도 직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고 내부 갈등이 벌어진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방 이전을 마무리 짓더라도 정주 여건에 불만을 품은 직원 이탈 문제 등이 뒤따른다. 본점 이전과 직원 생산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교육·교통·문화 인프라 확충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도 지난달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공공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기업은행 본점 이전'과 관련한 의원의 질의에 "국내 중소기업 대출의 60%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어, 현장에서 지원할 수 있는 총지휘센터인 본부가 지역으로 내려가는 것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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