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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부켈레 재선 성공, 갱단 소탕 성과에 압도적 승리

엘살바도르 부켈레 재선 성공, 갱단 소탕 성과에 압도적 승리

기사승인 2024. 02. 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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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켈레 "범죄자 인권이 피해자 인권보다 중요한가"
치안 안정에 최고 인기, 85% 이상 기록적 득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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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부인 가브리엘라 로드리게스와 함께 산살바도르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중남미 국가들의 오랜 골칫거리인 갱단을 타진하는 데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헌법에 명시된 연임 금지 규정을 피해 이른바 꼼수를 썼다는 논란이 뒤따르고는 있지만 엘살바도르에서 42세 젊은 대통령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모양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치러진 대선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85%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며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재 정권이 들어선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정도를 제외하고 중남미에서 지난 40년간 6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현지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부켈레의 인기는 그간 펼쳐 온 갱단과 전쟁의 결과로 해석된다. 2019년 집권 후 부켈레는 고강도 소탕 작전으로 갱단을 일망타진해 엘살바도르 치안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다. 부켈레 정부는 2022년 3월부터 국가 비상사태를 연장해 7만5000명이 넘는 폭력배를 체포하기도 했다. 수감자의 생활 조건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대형 교도소와 피의자 신상정보 적극적 공개 등의 방침은 치안이 불안한 이웃나라들에게 참고 대상이 되고 있다.

부켈레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6개월 이상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람은 10년 이내에 다시 출마할 수 없다"는 엘살바도르 헌법 조항에 적용받지 않기 위해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하면 재선은 가능하다"는 대법원 유권 해석을 얻은 뒤 출마해 꼼수를 썼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역시 독재자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냐는 외부의 시각이 있지만 엘살바도르 주민들은 범죄와의 전쟁 하나만으로도 재선의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특히 갱단의 갈취와 폭력 범죄에 항시 노출됐던 자영업자들은 "이전 지도자들도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안 하지 않았는가"라며 부켈레의 재선을 반기고 있다. 인권단체들이 피의자 고문과 무분별한 체포 등을 문제삼는 데 대해 부켈레는 "그들은 범죄자의 인권만 신경쓰고 피해자의 인권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해 왔다.

부켈레는 이날 "경제 발전, 빈곤율 감소, 치안 안정화가 국정 운영의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부켈레는 앞서 경제난 극복을 위해 국가 예산을 동원한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간 관광객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나긴 했지만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가 재임 기간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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