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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쟁 개입 말라”… 러, 전술핵훈련으로 서방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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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5. 22. 18:01

러 국방부, 실전 훈련 1단계 시작
로이터 "佛·英 등 군사지원 우려"
軍 전문가 "러의 명확한 시그널"
Russia Nuclear Drills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남부의 한 미확인 장소에서 전술핵무기 준비·사용을 위한 1단계 실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AP 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깊이 개입하려는 서방국가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전술핵무기 훈련을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남부군관구에서 비전략 핵무기 준비·사용을 위한 실전 훈련 1단계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 전술핵무기 사용을 시험하기 위한 훈련을 준비할 것을 러시아 국방부에 명령한 바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전술핵무기 훈련 배경에 대해 "서방 관리들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응하고 러시아 영토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전략 핵군의 병력과 차량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병력 파병 가능성을 언급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무기가 러시아 본토 타격에 이용될 수 있다고 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1단계 훈련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훈련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러시아군이 이스칸데르와 킨잘 미사일을 군용차량에 싣고 남부군관구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로스토프나도누에 본부를 둔 러시아 남부군관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남부 지역을 비롯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새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지역과 크림반도를 관할한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미사일의 시험 발사가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남부군관구 미사일 편대 병력은 이스칸데르 전술미사일 시스템의 특별 탄약을 받고 발사대에 이 미사일을 장착하고 미사일 발사 준비를 위해 지정된 발사장으로 은밀히 기동하는 전투 임무를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러시아 항공우주군은 특별 탄두를 장착해 순찰 지역으로 향하는 킨잘 미사일을 포함한 공중 수송 무기로 무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도시 전체를 완전히 초토화시킬 수 있는 전략핵탄두와 달리 전쟁용으로 설계된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수많은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전략핵탄두가 러시아와 미국이 체결한 무기통제협약의 적용을 받는 반면 전술핵탄두는 이런 협약에 의해 제한된 적이 없다. 현재 러시아는 전술핵탄두를 몇 기나 보유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군비통제관 출신의 군사전문가인 니콜라이 소코프 비엔나 군축·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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