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훈 상징인 하늘색 양복 고집 눈길
김정은 대신해 각지 돌며 현지 료해(시찰) 언론에 자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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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리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에 단독으로 나오며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김 총리의 직함이 내각 총리인 만큼 김 위원장을 대신해 각지를 돌며 현지 시찰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선 시찰을 '료해'라고 부르는데, 김 총리는 전국 각지에서 김 위원장을 대신해 료해하는 그야말로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김 위원장의 상징이 검정색 롱코트라면 김 총리의 상징은 바로 하늘색 양복이다. 그는 하늘색 양복 차림으로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일각에선 북한 경제를 지휘하는 내각 총리로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한 가지 차림을 고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자력갱생'을 몸소 실천하는 방법일 것이란 추측이 공존한다. 특히 김 총리는 지난해 7월 '전승절' 70주년부터 이 같은 차림을 고집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총리의 위세는 '김정은 상징'으로 통하는 검정색 롱코트 착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코트는 김여정·현송월 등 극소수만 입었던 옷으로 최룡해 마저도 입지 못했던 옷이다. 이런 상징과 같은 옷을 김 총리는 수차례 입으며 김 위원장 옆을 수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현지를 찾는 일정은 대게 조선중앙방송에 보도 되는데, 이 때엔 어김 없이 김 총리도 옆에 바짝 붙어 수행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내각 총리로서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2인자로서 자리매김한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김 총리도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8월 대홍수 기간 남포시 온천군 석치리지역을 찾은 김 위원장은 홍수 대비가 전혀 안 돼있었다며 내각을 공개 비난했고, 그 화살은 고스란히 김 총리에게 향했다. 안석간석지 제방이 무너지면서 약 168만평에 달하는 간석지가 물에 잠긴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은 격노했다. 김 위원장은 김 총리를 향해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었다", "정치적 미숙아들, 지적저능아들"이라고 내각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김 총리에겐 "틀려먹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김 총리 숙청설이 제기됐고, 내각도 완전히 뒤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총리가 태국 수상에게 축전을 보낸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그의 신변에 큰 변화가 없음이 확인됐다. 올해에도 김 총리는 김 위원장이 직접 지도한 농기계전시회장에 동행했고 평양시궐기대회에도 참석하며 위축되지 않은 세를 과시했다. 또 최근엔 당 중앙간부학교를 3번이나 찾은 김 위원장을 따라 개교식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1961년생으로 추측되는 김 총리는 2014년 3월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면서 중앙으로 진출했다.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선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며 핵심 권력층으로 올라섰다. 2019년 4월 당중앙위 제7기 4차 전원회의에선 정치국 후보위원에 보선되기도 했다. 이후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회의에서 내각 부총리에 유임되면서 정치국 후보위원을 겸하는 부총리로 당시 내각에서 상당한 실세로 자리잡았다. 2020년 8월엔 내각총리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