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문제 논의 위해 긴 시간 독대
1박 2일 짧은 일정 후 베트남 방문길
18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 초안을 승인했다. 초안은 변경될 수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19일로 예상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에서 이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전용기편으로 북한에 도착했다. 이번 방북은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이자 그가 러시아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지난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오전 공식 환영식, 양측 대표단 소개, 의장대 사열, 사진 촬영 등을 거친 뒤 김 위원장과 회담을 시작한다. 회담은 확대 형식 회담과 비공식 회담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회담 후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한 뒤 이를 언론에 발표한다. 이는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방러 당시 이뤄진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없었던 행사다. 끊겼던 북·러 직항 노선도 다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은 "양국 간 여객 교통량이 늘고 있다"며 "노보시비르스크와 모스크바, 평양을 연결하는 직항 노선 편성을 검토했다"고 했다.
두 정상은 공식 회담 외에도 1대1 비공식 회담도 갖는다. 비공식 회담에서는 산책·다도와 함께 민감한 문제에 대한 대화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회담과 별도로 양 정상은 1대1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두 정상이 산책과 다도를 하며 독대하는 동안 '둘만의 밀담'을 나눌 것이고, 이 독대 시간에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공식 회담에 긴 시간이 할당돼 있으며, 필요에 따라 양측 대표단 일원이 참여할 수도 있다는 게 우샤코프 보좌관의 설명이다. 그는 "참모 배석, 두 정상 간 격식 없는 대화를 포함, 다양한 포맷의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함께 공연도 관람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 공연을 '엄숙한 콘서트'라 표현하며 이것이 북한 측에서 제안한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방북 당시와 마찬가지로 6·25 전쟁 당시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해방탑에 헌화한다. 다만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 방문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마련한 연회에서 차례로 연설한 뒤 공항으로 함께 이동한다. 두 정상은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러시아 정교회 성당인 정백사원도 방문한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배웅을 받으며 베트남 방문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