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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민족의 영원한 어버이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온 나라가 경건히 추모했다"며 김일성 30주기 소식을 전했다. 지면도 평소보다 2개 면 늘려 8개 면으로 발행했다.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조직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자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밝혔다. 사진 상으로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최선희 외무상 등 당 주요 간부들이 주석단에 오른 모습도 포착됐고, 과거 대남 정책을 주도했던 김영철과 리선권도 김 위원장과 거리를 둔 채 주석단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철과 리선권은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동행했다. 노동당 대남 전문부서였던 통일전선부(통전부)를 이끌었던 두 사람의 현재 직책이나 역할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간부들은 모두 가슴팍에 배지를 달고 있었는데, 김정은 초상화가 단독으로 그려진 신규 배지와 김일성·김정일이 함께 그려진 기존 배지를 혼용하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간부들과 달리 아무런 배지도 달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극장에서 열린 추모음악회에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오른쪽에는 김덕훈 총리, 왼쪽에는 최선희 외무상이 앉아 있었고 김여정 부부장, 김성남 국제부장 등도 자리했다.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전 총리 등 당·군·정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은퇴 간부들과 항일혁명 열사 유가족 등도 음악회에 초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오에는 북한 전역에 사이렌이 울렸고 주민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와 금수산태양궁전을 향해 고개를 숙인 채 3분 간 묵념했다. 금수산태양궁전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만수대언덕 위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는 꽃바구니가 수북이 쌓였다. 전국 각지에서 추모 모임, 발표모임, 이야기 모임도 있었다.
북한은 5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정주년을 중시하는데, 이에 따라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 20주기였던 2014년, 25주기였던 2019년에도 추모대회를 열고 사이렌을 울리는 등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독자 우상화에 나서며 선대 지도자 조명을 자제하던 북한이 추모행사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전 정주년 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규모로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김정일 생일이나 김일성 생일 때 몇 년에 걸쳐서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고, 태양절을 4·15로 이름을 바꾼다든지 태양이라는 용어를 김정은에게 사용한다든지 그런 동향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번에 30주기 김일성 추모인 만큼 정주년에 대해서만큼은 크게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기존의 관례를 유지했던 것"이라며 "아무래도 주민들의 심리적인 혼란 가능성을 우려한 측면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봤다.
이 당국자는 추모대회가 김일성광장에서 열리고 김 위원장이 추모음악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추모음악회는 김정은이 참석한 사례가 처음"이라며 "중앙추모대회를 종래에는 평양 체육관 실내에서 개최했는데 이번에는 김일성광장에서 실시하는 등 이전보다 대규모로 진행해 30주기의 의미를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