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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도 무상교육 아르헨 “외국인은 학비 내라”

의대도 무상교육 아르헨 “외국인은 학비 내라”

기사승인 2024. 10. 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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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예산동결 등 긴축따라
현지언론 "관련법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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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 법대 전경./출처=일간 암비토
아르헨티나 국립대학에서 무상으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긴축의 불똥이 튈 전망이다. 무상으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비를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크로니스타 등 현지 언론은 7일(현지시간) "내외국인 차별 없이 전면적인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등록금을 받기 위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각 국립대학에 자율권을 부여, 재정적 필요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에 학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헌법에 명시한 아르헨티나는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면 무상교육을 보장하고 있다. 사립대학은 학비를 내야 하지만 국립대학은 전공과목을 불문하고 학비 부담이 전혀 없다. 무상교육의 원칙은 아르헨티나 국민과 영주권을 취득하고 거주하는 외국인은 물론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학비 걱정이 없는 아르헨티나 국립대학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2015년 5만6000명 정도였던 국립대 유학생은 2019년 10만 명을 넘어선 후 2021년 11만8000명, 2022년 12만2000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마르틴 메넴 아르헨티나 하원의장은 "칠레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면 등록금 203달러, 수업료 6107달러 등을 내야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선 완전 무료로 대학공부를 할 수 있다"며 "외국인들이 아르헨티나 대학으로 유학을 오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대학은 노벨상 수상자 5명, 대통령 16명을 배출한 중남미 최고 명문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다. 지난 6월 발표된 QS 세계대학순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는 71위에 랭크돼 브라질 상파울로대학, 멕시코 국립자치대 등을 제치고 중남미 대학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65개 아르헨티나 국립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은 8% 정도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의 유학생 비율은 평균을 웃돈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 의대의 경우 유학생의 비율은 20%에 달해 유독 높은 편이다. 의대 관계자는 "학비 걱정 없이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해마다 칠레, 페루, 브라질 등 남미 각지에서 지원하는 유학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면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학비를 받겠다고 정책 선회를 결정한 건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긴축 때문이다.

지난 2일 아르헨티나 각지에선 국립대학 예산 동결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에서 국립대 교직원과 학생들은 "당신(대통령을 지칭)을 가르친 교수가 오늘 저녁 식사를 못한다"며 긴축을 규탄했다. 밀레이 정부는 최근 국립대 예산 증액을 목적으로 의회가 가결한 국립대 재정 지원에 관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립대학 예산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증액·집행하자는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었다.

현지 언론은 "국적을 따지지 않고 비거주 외국인에게까지 무상교육을 제공해온 아르헨티나의 국립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에게 학비를 받도록 하겠다고 나선 건 예산에 불만이 많은 대학 달래기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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