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5700여명 인력 재배치 나선 KT… ‘노조 반발’ 최대 난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too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16010008148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4. 10. 15. 18:00

망 유지보수·개통 분야 자회사 설립
본사 인력 30% 상당 전출·희망퇴직
AICT 기업 전환 위한 고강도 체질개선
노조측, 300여명 참가 항의 집회 예고

KT는 한때 '통신공룡'으로 불렸다. 3만명이 훌쩍 넘는 임직원 숫자에 공기업이나 다름없는 조직문화 등 부정적 의미가 강했다. 변화에 둔감한 공룡과도 같은 조직을 슬림화하려는 시도도 여러 차례 있었다. 이석채, 황창규 등 이른바 '낙하산' 회장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그때마다 노조의 반발은 거셌다. 그래서 KT 구조조정은 '상처뿐인 영광'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이 지난한 작업을 LG CNS 출신 김영섭 KT 대표가 다시 추진한다.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던 김영섭 대표는 최근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전환을 강조하며서 인력 재배치를 추진 중이다.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 등을 통해 전체 인력이 30%가량인 5700여 명을 재배치한다.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력 재배치'라는 사측 설명에도 과거 대규모 구조조정과 같은 시도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게 노조 우려다. 노조 측은 16일 간부진 3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항의집회도 KT 본사 앞에서 열기로 했다.

◇ 김영섭, 대규모 인력 재배치 추진

KT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김영섭 대표가 추진하는 인력 재배치 안건을 의결했다. KT OSP와 KT P&M를 신설해 기존 본사에서 담당하던 통신망 유지보수 및 개통 관련 업무 및 조직을 이관하는 게 이 안건의 골자다. 두 회사는 KT 지분율 100% 자회사로 내년 1월 설립 예정이다. 두 자회사에는 3800여 명의 본사 인력이 전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신설 자회사로 전출을 원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선 특별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통신시설 유지·보수 등 현장 인력 중 10년 이상 근속자와 정년을 1년 남긴 직원들이 대상이다. KT는 근속연수 등에 따라 퇴직금 지급률을 165~208.3%로 산정하고, 최대 3억원대 퇴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번 인력 재배치는 김영섭 대표가 추진하는 'AICT 기업 전환'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 KT 관계자는 "과거 대규모 구조조정과 달리 이번은 인력 재배치를 통한 경쟁력 강화 및 체질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노조 반발, 넘어설 수 있을까?

김영섭 대표가 추진하는 인력 재배치는 이미 예고된 사안이다. 올해 KT 실적이 좋은 편이지만, 통신분야 경쟁 심화와 AI 선점이라는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적절한 방향이란 게 시각이 많다. 이번 자회사 전출 및 희망퇴직에 따른 빈자리가 AI 인력 등으로 채워지고, 인력 감축으로 인한 비용 효율화 효과로 ICT 분야 투자 여력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KT 내부는 어수선하다. 특히 KT 노조와 2노조인 KT 새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당장 KT그룹 내 최대 노조인 KT노조는 16일 오후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전국의 노조 간부 300여 명이 참여하는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KT노조 관계자는 "노조와 전혀 협의가 없었던 내용으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며 "김 대표 취임 이후 노사관계가 원만하다고 생각했고 기대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번 구조조정은 조합원 처우 측면에서 너무나도 큰 불이익"이라고 지적했다.

◇ 잡음 컸던 역대 구조조정

이번 인력 재배치는 KT의 세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지난 2009년엔 이석채 당시 KT 회장은 막대한 인건비 지출 등을 줄이기 위해 6000여 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부당해고 등 논란이 불거졌다. 2014년에는 황창규 회장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당시 황 회장은 창사 이래 최초 영업적자 기록 등 경영난 타개를 위해 재임 기간에 8000여 명의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이때도 노조 반발 등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AI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라면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면밀히 내용을 검토하고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운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