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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류세 인하 종료…이젠 결단을 내려야

[기자의눈] 유류세 인하 종료…이젠 결단을 내려야

기사승인 2024. 10. 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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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지난 1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 사진=연합
이지훈 기자
지난 2021년 11월 처음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이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말 일몰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또다시 연장될 경우 벌써 12번째다.

사실 세법상 유류세란 용어는 없다. 정부가 인하하고 있는 유류세는 정확히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가 붙기 때문에 뭉뚱그려 유류세로 부르고 있다.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 이른바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에 리터(ℓ)당 656원, 경유에는 ℓ당 407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원래 세율에서 휘발유는 20%(164원↓), 경유는 30%(174원↓) 내린 가격이다.

유류세는 단일 세목으로는 3대 세목인 소득세·법인세·부가세 바로 뒤를 이을 만큼 세수 규모가 크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세수 감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지속될 경우 당초 전망보다 4조1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수결손 예상치(29조6000억원)의 약 14%에 달하는 큰 금액이다.

실제로 국회 기획재정위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가 13조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에 5조1000억원, 2023년에는 5조2000억원가량의 세수가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2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초유의 세수 부족 국면에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특정한 상황에 한해 한시적으로 부여하는 세제 혜택을 이제는 원상 복귀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행히도 최근 여건은 유류세 인하를 종료하기에 적기다. 정부가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압력 등을 이유로 유류세 인하를 연장해 왔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선 한때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대로 하향 안정세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원유 인프라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에 16일 기준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5% 넘게 폭락하며 배럴당 69.71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국제유가 하락세에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주간 평균 가격은 11주 연속 떨어졌다.

석유류 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1.6%)도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정부 목표치인 2%를 큰 폭으로 하회한 것이다.

국제유가는 하락세고 물가도 안정을 찾았다. 더 이상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명분도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 세수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가 이번에는 부디 결단을 내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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