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유진그룹 빌딩 소유한 천안기업… “내부거래 수익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가”

논란의 중심인 천안기업은 유진기업의 자회사로, 1996년 4월 9일 설립된 부동산 임대업 회사다. 최근 유진기업이 오너가 소유이던 천안기업 지분 약 19%를 수백억 대금을 주고 매입하면서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 촉발됐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지난 6일 유경선, 유창수 형제의 천안기업 지분 약 19.12%를 246억원에 사들였다.

천안기업의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81억9500만원이며, 서울 여의도 유진그룹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건물면적 1만6523㎡, 지상 15층, 지하 3층짜리 건물이다.

천안기업은 지난 2015년 해당 빌딩을 중소벤처기업공단으로부터 645억원에 인수했다. 유진그룹이 보증을 섰고 이를 위해 NH농협은행 외 2개 금융기관으로부터 600억원을 차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유진그룹이 760억원의 채무 보증을 섰다.

당시 천안기업의 지분 상당수를 오너일가가 보유한 상황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익 편취' 혐의로 천안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봤으나 정식 신고가 없어 본격 조사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기업의 매출 대부분은 유진그룹 빌딩 등을 관계사에 임대해 주는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다. 천안기업은 지난해 매출 80억원을 냈으며 이 중 93.2%는 모회사인 유진기업과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 두 곳에서 나왔다. 구체적으로 유진투자증권으로부터 63억5000만원, 유진기업으로부터 11억3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장 오래된 기록인 2008년 공시를 살펴보면 오너일가가 천안기업 지분 98%를 소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기업의 유진기업 지분 비중은 점차 높아져, 2018년엔 유진기업이 보통주 기준 지분 약 13%를 소유했고, 오너일가는 약 87%를 소유했다.

올해 5월 기준 유진기업이 지분 80.88%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 형제가 각각 11.56%와 7.56%의 지분을 소유했다. 일각에선 천안기업이 내부거래로 올린 수익이 결국 오너가의 이익으로 연결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유진기업이 유경선, 유창수 형제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천안기업은 유진기업의 100% 자회사가 됐다. 취득 단가는 주당 7만8500원이다.

이 과정에서 유경선 회장은 149억원을, 유창수 대표는 97억원의 매각 대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형제에게 돌아간 매각 대금은 총 246억원이다.

앞선 사익편취 의혹에 더해, 최근 오너가 형제에게 매각 대금으로 수백억원이 돌아간 사실이 알려지며 일부 소액주주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