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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투심에 ‘빚투’ 4년 만에 최저치…증권사·투자자 모두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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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12. 12. 16:17

정치·경제 불확실성 여전…추가적인 반대매매 우려
증권사들, 브로커리지·이자 수익 감소 불가피
계엄 이후 신용거래융자 상환액 4조462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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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트럼프 트레이드, 비상계엄 등 국내 자본시장을 둘러싼 악재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라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약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과 동시에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증시도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선 추가적인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긴장 상태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에 이어 신용거래 이자 이익까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5조7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8월 26일(15조7056억원)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 하반기 초만 해도 20조원을 웃돌았다. 금리인하와 수출 확대 기대가 커지고, 인공지능(AI) 반도체주 등 테마주들이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집중된데 기인한다.
연중 최고 수준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한 건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부터다. 신용거래에 의한 반대매매가 발생한 것인데, 이는 주가 하락 등으로 담보비율이 조건에 미달되면 2거래일 이후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블랙먼데이 사태 이틀 후인 8월 7일 신용거래융자 잔액(17조7191억원)은 전 거래일 대비 1조3363억원 줄었다.

최근에는 계엄 후폭풍으로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크게 감소했다. 안 그래도 트럼프 트레이드 여파로 투심이 위축돼 있었는데,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계엄 이후 거래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6388억원 증발했다. 마찬가지로 증시 약세에 따른 투심 악화와 반대매매 물량 출회 영향 때문이다.

여전히 국내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시장에선 추가적인 반대매매 발생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신용거래융자 상환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용거래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콤 체크단말기에 따르면, 계엄 이후 6거래일 동안(4일~11일) 신용거래융자 상환액은 총 4조462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2조9367억원) 대비 51.9%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사들 또한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어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액이 계속 줄어들게 되면 증권사들도 거둬들일 수 있는 이자 수익이 줄고, 증시 하락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액이 줄어든 건 투심 위축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고, 전체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이자 수익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다만 각 사마다 사업 비중이 다르다는 점에서,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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