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 지닌 공공공사 잇달아 따내…민간 사업도 마수걸이
윤세영 창업주 복귀 후 사재출연 등 정상화 속도
건설업황 부진 변수…"선별 수주 기조 유지"
|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작년 1월 11일 워크아웃 개시 결정 이후 총 5곳·9513억원 규모의 사업장을 정리했다. 사업장별로 △강원 양양 SEASIDE 리조트 신축공사(5100억원)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3구역 재개발(1931억원) △부산 가로주택 정비사업 (1007억원) △울산 공동주택 신축공사(1475억원) 등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도 여럿 매각했다. 골프장 블루원 용인CC·상주CC를 '자산 전세 후 임대' 방식으로, 디아너스CC·루나엑스CC를 일반 매각해 총 7256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아울러 여의도 본사 사옥 태영빌딩을 2251억원에, 그룹 내 핵심 환경 계열사로 꼽히는 에코비트 지분을 2조70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이를 통해 2023년 말 5626억원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작년 3월 중단됐던 주식 거래를 약 7개월 만에 재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당초 2027년 5월 말로 예정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행약정 기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마무리 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워크아웃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당초 강점을 갖고 있던 공공공사를 잇따라 수주하거나, 실시설게 적격자 및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로 선정되면서다.
실제 태영건설은 작년 3월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 건설공사(1862억원) 낙찰 예정자 통보 및 수주를 시작으로 △5월 춘천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사업(2822억원) 수주 △8월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증설공사(659억원)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8월 서부산의료원 신축공사(498억원) 우협 선정 △10월 옥정-포천 광역철도 1공구 건설공사(1648억원) 수주 △12월 성남시 환경복원센터 민간투자사업(866억원) 우협 선정 등의 성과를 냈다. 여기에다 경기 의정부 장암6구역 재개발 사업(1280억원)의 시공사로 선정되며 워크아웃 돌입 이후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 복귀를 알렸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 같은 배경에는 윤세영 창업주 회장이 2023년 12월 초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는 점이 꼽힌다. 윤세영 창업회장의 아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대금 416억원 및 태영건설 자회사 채권매입 30억원을 포함해 484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면서 워크아웃 개시를 알렸다. 아울러 작년 5월 워크아웃 절차에서 고비로 꼽히는 기업개선계획 이행약정을 성공적으로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및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로 인해 국내 건설경기가 녹록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태영건설이 맡은 PF 사업장 역시 9월 말 기준 59곳에 달하는 만큼 부실 사업장 정리에 애를 먹을 가능성도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채권단과의 3년 기업 개선 계획에 따라 비교적 PF 리스크가 적은 토목·환경 사업 위주로 수주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사업성이 양호한 정비사업 역시 발굴하는 등 정상화 활로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