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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1%대 위기 韓경제… 전문가 “기업·소상공인 치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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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1. 02. 18:01

위험요인 정치 불안·환율 급등 지목
조동근 교수 "외화조달 어려워 심각"
윤석헌 전 금감원장 "정치 안정 시급"
양준모 교수 "공직자 탄핵, 불안 키워"
오정근 학회장, 대미수출 방어 강조
올해 한국 경제는 1%대 '저성장 늪'에서 탄핵정국이라는 매서운 사회혼란을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통상질서가 새롭게 재편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화된 내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유례없는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시장이 대혼란에 빠지는 '경제 위기론'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시장으로 밀려드는 대내외 위기의 파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궁극에는 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주체들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 떨어지고 환율 급등해 최악의 경제위기 우려"

2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한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는 '정치 리스크'와 '치솟는 환율'을 지목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만 보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이다. 정치 혼란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율이 1400원에 육박했고, 지난 한 해 동안 184원이나 급등했다.

이에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정부와 기업의 외화 조달이 어려워지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경제위기가 고조된다"면서 "올해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조 교수는 "환율이 오를 때 수출이 잘된다는 건 옛날얘기고, 이젠 역작용이 더 심하다"며 "여기에 전량 수입하는 원유가격이 오르며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것이고, 내수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한다. 결국 개별 경제주체가 선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급등한 환율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첫째도 둘째도 정치 리스크 해소가 중요하다"며 "당분간 정치 리스크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은 명확한데, 우리 경제가 저력이 있으므로 조만간 정상궤도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잇따른 공직자 탄핵으로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경제의 하방 위험을 막고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정 안정이 우선돼야 한다"며 "탄핵 이후의 정치가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와줘도 모자란데 反시장 입법으로 경제 망가뜨려"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반(反)시장 입법'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수출 둔화와 내수침체로 성장동력이 꺼져가는 가운데 야당의 입법독주까지 경제난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최근 야당 단독으로 '농업 4법'을 밀어붙였고, 올해에는 경제계가 반대하는 상법개정안을 통과시킬 채비다. 정치소용돌이 속에 정작 반도체·전력망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같은 경제·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거대 야당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법안들은 통과시키지 않고 상법개정안 등 악법은 주장하면서 경기침체에 대비해 추경만 주장하고 있다"며 "결국 기업 투자와 일자리는 줄어들고 재정만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동근 교수는 "경제가 침체 위기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반시장 입법으로 오히려 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민주당의 반기업적 입법은 의회 폭거이고, 그 피해는 우리 국민과 청년 세대에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1%대 성장률? 최악의 경우 역성장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서서히 꺼져가고 있다는 데 경종을 울렸다. 올해 수출과 내수 부진에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는 연쇄 파고를 넘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정근 회장은 "올해 주요 경제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1%대 중반까지 내려왔는데, 잘해야 그 정도이고 못하면 '마이너스'로 가게 된다. 최악의 경우 역성장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대미 수출을 얼마나 방어하느냐에 따라 성장률 지표가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준모 교수는 "올해는 정치 혼란이 길어지면 경제 성장률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공급망 체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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