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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에서 대표팀 주전으로...기적 쓴 응우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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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1. 07. 13:53

2024 미쓰비시일레트릭컵 베트남 우승 주역
'동화 같은 스토리' 화제
대회 최우수 골키퍼 및 결승 2차전 '맨오브더매치'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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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 딘 찌에우/ 사진제공=전형찬
2024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우승에 전 베트남이 열광하고 있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태국에 패한 복수전의 성격도 있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한 남자의 스토리가 전 세계 축구팬의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다. 골키퍼 응우옌 딘 찌에우의 기적 같은 인생 여정 때문이다. 축구를 포기하고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그가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입신한 스토리다. 그는 대회 최우수 골키퍼이자 결승 2차전 맨오브더 매치로 뽑혔다.

응우옌 딘 찌에우는 축구를 그만두고 더 나은 직업을 찾으려 했다. 당장 생계를 해결하고 어머니와 처자를 보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불과 10년 전의 일이다. 딘 찌에우가 8살이던 1998년, 그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어려운 형편에도 그의 어머니는 혼자 힘으로 자녀들을 키웠다. 22년간 타이빈성 타이투이현 즈엉푹사 바이트엉 마을의 학교에서 청소부로 일했다고 한다. 딘 찌에우도 이 학교 학생이었다. 그는 고2 때 학교를 그만두었다. 프로 축구선수의 꿈을 안고 테스트를 거쳐 하노이 T&T 유소년팀에 입단한 것이다. 하지만 팀 1군에 뽑히지 못하면서 축구를 그만두고 남부 붕따우로 내려가 보안 요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 인간극장의 사나이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을 병행하며 고등학교 과정을 다시 밟았고, 호치민시 교통운송대학교 정보기술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다시 불타오른 축구에 대한미완의 꿈. 결국 그는 다시 축구를 재개했고 2020년 빈푹 FC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로 복귀했다. 29세에 생애 첫 프로 경기를 치른 것이다. 이후 2022년 하이퐁 FC로 이적하며 베트남 프로 1부리그에 이름을 새겼다. 2023년 9월 팔레스타인과의 친선 경기에서 베트남 대표팀 데뷔, 33세의 나이로 2024년 ASEAN 미쓰비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우승에 기여한 건 한 편의 축구동화다.

- 지금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다. 10년 전 축구를 그만 두었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 본인의 축구 인생 어땠나.

"17세 때 유소년팀에 들어갔고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도뽑혔지만 거기까지였다. 2014년 축구를 포기했다."

- 보안요원으로 일한 것이 화제다.

"붕따우에 있는 석유회사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다."

- 어떻게 다시 축구계로 돌아왔나.

"틈틈이 지역 아마추어 대회에 나갔다. 베트남 축구 레전드 응우옌 민 푸옹 선생님 추천으로 2020년 빈푹FC에 입단할 수 있었다."

- 우승 후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기를, 응우옌 딘 찌에우 선수는 태극기를 두르고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사전에 약속이 있었나.

"김상식 감독님은 한국인이고 저는 베트남 사람이다. 김 감독님이나 그 이전 박항서 감독님이 베트남 축구에 공헌한 것에 깊이 감사한다.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두 나라 사이의 우정을 상징하기 위해 각자의 깃발을 착용한 것이다."

- 선수가 보는 김상식 감독의 장점은.

"김상식 감독님은 매우 남자다운 분이다. 항상 전체적인 목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결과가 안 좋으면 자신이 다 책임을 진다."

- 정신적인 면은 어떤가.

"우리가 베트남 축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항상 동기 부여를 해 주시는 분이다."

-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하고 싶으 말이 있다. 끝까지 하십시오.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마세요. 꿈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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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 딘 찌에(왼쪽)과 장원재 선임기자/ 사진제공=전형찬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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