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부문 투자 등 MOU 추진
국영에너지회사와도 '전방위' 협력
발전-송·배전 분야 공동투자 전망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투자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300억 달러(37조원)의 투자를 받기로 합의했다. 한국이 지난해 해외에서 유치한 투자금이 305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액수인 셈이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총 1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부터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넷 제로(탄소 중립) 가속화 프로그램 협력, 산업은행과 무바달라(아부다비 국부펀드)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양해각서, 한-UAE 우주협력 MOU 개정 등 구체적인 분야에 대한 폭넓은 투자가 합의됐다.
이를 통해 세계 13위 규모 국부펀드인 무바달라가 국내의 유망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무바달라가 고유가로 인해 높은 수익을 실현한 이후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높은 관심을 내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무바달라와 산업재, 에너지, 기술, 소비재 및 경영정보서비스 등을 협력하기 위한 MOU를 추진할 계획이다. 무바달라가 생명과학 부문 투자와 에너지 전환, 첨단 제조업에 관심이 큰 만큼 관련된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금융 부문에서도 아부다비 국영에너지회사(TAQA)와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TAQA는 아부다비의 수전력 자산을 갖고 있어 전력과 물을 생산·공급하고 대형 가스복합 화력발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TAQA와 발전, 송·배전, 해수담수화 등 에너지 및 수자원 분야에 대해 제3국 진출 등 공동투자사업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
수은은 TAQA를 핵심 발주처로 지정해 초기 단계 사업 파악부터 여신지원 동향 공유, 발주처 대규모 자금수요 파악 등 전 과정을 협력하려 한다. 향후 주요 발주처, 지원 한도, 절차 등 금융지원 조건을 사전에 정해 국내 기업의 수요 발생 시 신속하게 발주처에 금융 지원하기 위한 기본여신약정(F/A)도 체결한다.
정부는 투자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이번 양국 정상 간 투자 합의를 신속하고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방침이다. 산업은행 등 공공투자 기관과 민간 기업, 투자기관 등이 참여해 UAE와 국내 민간 공공투자 기관 간 투자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자본이 시장에 유입되며 최근 저성장 기조에 빠졌던 한국 경제도 기지개를 켤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에너지 이슈 등을 통해서 기회가 되고 있는 중동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부분은 장기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핵심적인 산업으로서 해당 국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실질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