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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중요한 선거’ 튀르키예 대선…에르도안 종신집권이냐 정권교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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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5. 14. 17:14

14일 튀르키예 대선 실시...에르도안VS클르츠다로을루 양강구도
친서방 정권 들어설까...선거 결과에 서방·러시아 '초조'
TURKEY-VOTE <YONHAP NO-2762> (AFP)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투표소에서 한 여성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사진=AFP 연합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지난 2월 대지진으로 경제난에 직면한 튀르키예에서 14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20년 이상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사실상 종신집권 여부가 결정되는 동시에, 서방과 러시아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어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AP통신과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 등 3명이 후보로 나섰다. 하지만 오안 대표의 지지율은 미미해 사실상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2명의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에도 재집권에 성공하면 최장 2033년까지 장기집권의 길이 열리게 되지만, 외신들은 이번 대선이 그에게 집권 역사상 가장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튀르키예 서민들은 리라화 가치 폭락과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신음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공식적 인프레이션율은 50%를 살짝 웃돌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 100%를 넘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만악의 근원"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고수하며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등 비상식적인 경제정책을 펼쳐 비난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월 5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에르도안 정권의 초기 부실 대응 논란과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진의 영향을 받은 동부지역 상당수가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PK)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재민들의 표심이 선거의 승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야권도 경제재건과 사회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물가 및 통화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회복하고 에르도안 정부의 비정통적 경제정책을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체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한편, 언론 자유와 사법기관의 독립성을 회복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튀르키예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에 온화적이라는 독특한 입장인 만큼, 이번 대선에 쏠리는 국제적 관심도 상당하다.

튀르키예는 그간 나토와 EU(유럽연합)에게 있어서 번번히 어깃장을 놓는 성가신 존재였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은 각종 대러 제재를 내놓았지만, 튀르키예는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산 석유를 싼 가격에 수입하는 등 숨통 역할을 자처했다. 또 미국과 유럽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치하는 튀르키예가 법치나 언론의 자유 등 서방의 가치와 기준에서도 멀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집권에 성공할 경우 비교적 친서방정책을 통해 EU 및 나토와 관계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스웨덴이 오는 7월 리투아니아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나토가입 승인을 받을 가능성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러시아로서는 없어서는 안될 교역 및 외교 파트너를 잃게 되는 셈이다.

튀르키예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이날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 혹은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이 모두 50%를 넘기지 못하면 오는 28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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