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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기자들을 ‘5분 대기조’ 만드는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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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4. 02. 1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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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아시아투데이 기자.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오찬 회동이 있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둘러싼 '사천 논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 문제로 불거진 이른바 '윤-한 갈등' 봉합 차원에서 마련된 첫 식사 회동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회동은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됐고, 기자들은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의 브리핑을 통해 회동 내용을 전달받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브리핑 공지 시점은 기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사전 공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57분에 공지를 내고 오후 3시 10분에 오찬 회동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 시간까지 딱 13분 남은 시점으로, 브리핑 장소 인근에 있지 않은 기자들은 브리핑을 챙기러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일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12일 진행된 윤재옥 원내대표의 설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도 예고 없이 시작 30분 전에 공지됐다.
사정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1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오찬 회동 역시 브리핑 시작 시간 약 50여 분 전에 공지됐다.

급작스러운 브리핑이었지만, 더 당황스러운 것은 브리핑 내용이었다. 두 사람의 모두발언 이후 브리핑에 나선 민주당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 "배석자 없이 두 분만 (이야기를) 나누셔서 구체적인 논의를 알 수 없다"고 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왜 브리핑을 한다고 공지한 것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 백브리핑에서도 민주당 대변인은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당의 입장을 정하는 권한을 이재명 당 대표에게 위임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엔 "관련해서 포괄적인 논의가 있었다"고만 했다.

정당 출입 기자들은 '5분 대기조'가 아니다. 정치인들의 현장을 주목받게 하기 위해 병풍처럼 세워두는 장식품도 아니다. 정치권의 이 같은 대처는 최소한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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