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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냐 흑인이냐”…트럼프, 해리스 정체성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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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8. 01. 10:54

"최근까지 흑인인줄도 몰랐다"
전미흑인언론인협회 발언 논란
USA-ELECTION/TRUMP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인도계냐 흑인이냐"며 정체성과 인종에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첫 아시아계 흑인 부통령인 해리스가 과거엔 인도혈통만 내세웠다면서 흑인인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그녀가 흑인으로 행세하기 전까지 흑인인 줄 몰랐다. 이제 그녀는 흑인으로 알려지길 원하다"며 "난 그녀가 인도계인지 흑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자메이카출신이고 어머니는 인도출신으로 모두 미국으로 이민 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적인 흑인대학 중 하나인 하워드 대학교에 다녔고, 그곳에서 흑인 여학생회인 알파 카파 알파에 가입했다. 상원의원 시절엔 의회 흑인 의원 모임의 일원이었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수인종 출신인 정적에 대해 항상 인종적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 선거캠프 홍보부장인 마이클 타일러는 "트럼프가 오늘 보인 적대감은 그가 대통령 집무시절부터 재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현재까지 평생토록 보여 온 적대감"이라고 말했다.

흑인인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공보비서는 트럼프의 발언이 "모욕적"이라며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그들이 누구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밝혀야 하는지 말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반복적으로 인종을 근거로 자신의 정적과 비판자들을 공격해 왔다. 그는 미국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거짓 이론을 퍼뜨렸었다. 이른바 '버서리즘(Birtherism)'은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음모론으로 트럼프는 이를 통해 흑인 정치인들의 자격과 능력에 대한 의혹을 퍼뜨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공화당의 전략가인 휘트 아이레스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배경에 의문을 제기한 트럼프의 행동은 "현명하지 못했다"며 "해리스의 정체성을 따지지 않더라도 추궁할 수 있는 수많은 정책 이슈가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구센서스에서 스스로를 복합인종(multiracial)이라고 밝힌 미국인은 2010년 900만명에서 2020년 3380만명으로 늘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흑인 남성들 사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여론조사에 고무된 상태였다. 흑인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가장 충성스러운 민주당 지지층으로 퓨 리서치에 따르면, 바이든은 2020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들 92%의 지지를 받아 8%에 그친 트럼프를 압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등장하면서 선거 판도가 출렁였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유색 인종과 젊은 유권자들의 해리스에 대한 지지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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