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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개혁 차질 우려···“전문의 이탈에 1차의료 강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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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기자

승인 : 2024. 10. 24. 16:04

정부, 구조전환 사업에 8개 병원 1차 선정
상종 성공에 대한 의문 제기…의정갈등에 전문의 대거 이탈이 원인
환자들 1차의료 신뢰 낮아…“1차병원도 평가하고 결과 공개해야”
진료 지연 안내문 놓인 응급실<YONHAP NO-6372>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사진=연합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와 중증환자 중심으로 바꾸는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문의가 대거 이탈하고 환자들이 1차의료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경북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안산병원·구로병원, 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중앙대병원을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 사업에 1차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선정 병원들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인상된 수가를 적용한다. 경증환자 진료를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전문적 의뢰·회송 수가도 인상한다.

하지만 의정 갈등이 9개월째 지속되면서 전공의 뿐만 아니라 전문의마저 대거 이탈했고, 내년 배출되는 전문의도 대폭 줄어 상급종합병원 개혁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 의대 증원 정책 발표로 의정갈등이 시작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수련병원 88곳에서 사직한 전문의는 275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직 전문의 보다 7.7% 늘었다. 특히 필수의료인 내과 864명(31.3%), 소아청소년과 194명(7.0%), 정형외과 185명(6.7%), 외과 174명(6.3%) 전문의 사직이 많았다. 전공의 업무까지 떠안은 업무 과중이 주요 사직 이유 중 하나다.

의정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문제다. 전공의 사직으로 내년 초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의는 576명에 불과하다. 올해 전문의 시험 응시자 20.7% 수준이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증 환자와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는 방향은 장기적으로 맞지만 현실적으로 전공의와 전문의가 없는 상황에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들이 동네병원 등 1차병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등도와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 교수는 "1차병원과 지역병원을 먼저 개혁해 환자 신뢰를 높여야 자연스럽게 상급병원 구조 전환을 이룰수 있는데 정부 방안에는 이것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1·2차 병원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요양병원, 정신의료기관 이외 의료기관은 평가인증을 의무가 아닌 자율로 받고 있다. 이 교수는 "1차 의료기관 질 향상을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도 반드시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를 거쳐야 한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중심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도 1차 의료기관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며 "특히 그 평가 결과를 전국민에 공개해야 의사들이 진료 질을 높이고 과잉진료를 막아 신뢰가 높아진다"고 했다.

이에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1차 의료기관은 평가인증을 위한 행정 여력이 안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질 개선은 필요하다"며 "1차의료 강화 구조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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