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피해 모임 "피해자 8000명 달해…60억 규모"
경찰, 범죄 동일성 따져 병합수사…국제공조 병행
|
A씨는 사기를 의심했지만,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B씨의 제안을 수락했고, 곧바로 B씨의 계좌로 36만원을 송금했다. 그러자 B씨는 입금자명이 잘못 기재됐다며 다른 계좌로 송금을 재차 요구했고, A씨가 이를 거절하며 환불을 요구하자 욕설과 함께 잠적했다.
A씨는 "부모님께 효도하려다가 사기를 당했다"며 "은행에 연락해 B씨의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했으나 경찰서 신고 접수가 먼저라며 거절당하기도 했다"며 하소연했다.
최근 연말을 맞아 이른바 '아옮' 거래를 빙자한 인터넷 직거래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아옮' 수법 등 인터넷 직거개로 돈을 갈취 당한 피해자들은 지난 3월부터 온라인에서 '사기 피해 모임'을 꾸려 피해 규모와 사기 조직의 수법을 공유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일 현재 온라인에서 운영 중인 사기 피해 모임 오픈채팅방 5곳의 총 피해자는 8500명이 넘는다. 아옮 피해자 박모씨가 지난 3월부터 모임을 조직해 이달 10일까지 집계한 피해자만 1만명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이들이 입은 피해 규모도 67억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피해자들이 현재까지 파악한 사기 조직이 사용한 계좌 수는 3501개로, 명의자만 63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범행에 이용한 계좌 가운데 일부는 명의도용을 당한 피해자들의 계좌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명의도용 피해자 C씨는 "휴대전화로 온 메시지를 보고 대출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사기 범죄에 계좌가 이용돼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
경찰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건을 취합·분석한 뒤 범죄 연관성이 높은 사건을 하나로 합쳐 수사하는 '병합수사'를 통해 피의자 추적에 나서고 있다. 사기 조직과 연관 없는 일부 사건의 경우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 가운데 상당수는 국내가 아닌 해외를 거점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어 이들의 꼬리를 잡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동일성 여부를 따져 병합수사를 하고 있으며 국제공조가 수반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현재 각 경찰관서와 지방경찰청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