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재단 출연 시 정 회장 지분 4.95% 상승 효과
거버넌스포럼 및 2대주주 공개 비판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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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HL홀딩스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난 11일 '자기주식 처분 결정'을 통해 공시한 자사주 47만193주의 무상 출연 계획을 철회했다. 재단 설립 방식·시기 등은 추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HL홀딩스는 밝혔다.
김광헌 HL홀딩스 대표는 "그룹의 진정한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주주들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여 자사주 무상 출연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HL홀딩스는 2020년·2021년 '주주 친화 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6만720주를 취득한 바 있다. 이때 취득한 주식의 84%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회적 책무 실행을 위한 재단법인에의 무상 출연'하겠다는 게 회사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제3자로 넘어갈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는데 이는 정몽원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행보라는 사회적 비판이 쏟아졌다.
정몽원 회장은 HL그룹의 지주사인 HL홀딩스의 지분을 25.03%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31.58%의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만약 계획대로 재단 출연이 이루어졌으면 정 회장의 지배력은 36.53%로 확대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일부 상장사들이 '사회 환원'이라는 명분으로 재단에 자사주 무상 증여라는 방법을 통해 우호 지분 확보를 꾀하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한다"며 "자기주식은 소각하지 않으면 지배주주 지배권만 강화되고 일반주주는 전혀 혜택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HL홀딩스 지분 10.41%를 소유한 2대주주인 VIP자산운용도 HL홀딩스 이사회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자사주 출연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