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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비용 AI ‘딥시크 R1’출현에 ‘스푸트니크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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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1. 28. 11:01

개발비 86억원 불과…성능 챗GPT 수준
수십조원 쏟아부은 빅테크들 큰 충격
엔비디아 시총 하루만에 850조원 증발
DEEPSEEK-MARKETS/
인공지능(AI) 챗봇 'R1'을 출시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로고. 2025.1.27.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저비용 생성형 AI 모델이 세계 AI업계를 강타하고 , 그 여파로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딥시크는 지난해 12월26일 대규모 언어모델(LLM) V3를 공개했고 지난 20일 R1이라는 추론 모델을 선보였다.

딥시크에 따르면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AI인 챗GPT 수준의 모델인 'R1' 개발 비용이 약 560만 달러(약 86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메타가 최신 AI 기술을 구축하는 데 지출한 금액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 빅테크(기술 대기업)들이 AI 개발에 투자해 온 어마어마한 자금의 근거가 흔들리게 된다.

또 딥시크는 기술을 구축한 방법을 설명한 연구 논문에서, 선도적인 AI 기업들이 시스템을 훈련시키기 위해 의존하는 컴퓨터 칩의 일부만 사용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1만6000개 이상의 칩을 사용하는 슈퍼컴퓨터로 챗봇을 훈련시키는데 반해 딥시크의 엔지니어들은 약 2000개의 엔비디아 칩만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 유명 벤처 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공동 창업자 마크 앤드리슨은 26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에 "딥시크의 R1은 AI 버전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게시했다. 이는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로 미국을 앞지르며 미국이 느꼈던 엄청난 충격에 비유한 것이다.

이에 따라 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27일 뉴욕증시에서 17%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중순 이후 약 5년 만에 하루 하락폭으로는 최고기록이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4%, 마이크로소프트는 2% 하락했으며, 미국 반도체 대기업 브로드컴은 17%,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홀딩스도 10% 하락했다.

하이테크 주식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 지수는 3% 하락하며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나스닥 상장 기업 전체의 시가총액은 27일 하루 동안 1조 달러(약 1443조원) 이상 증발했다. 엔비디아만 시가총액이 약 5900억 달러(약 850조원) 감소했는데, 이는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단일 종목 기준으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일일 시가총액 감소 기록이다.

유럽 시장에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대기업 ASML 홀딩스가 7%, 독일의 송전 설비 기업 지멘스 에너지가 20% 급락했다.

딥시크의 앱은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부문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다.

딥시크는 중국 주식 거래 회사인 하이플라이어(High-Flyer)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목표는 오픈AI의 챗GPT 챗봇이나 구글의 제미니(Gemini)와 같은 AI 기술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2021년까지 딥시크는 미국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로부터 수천 개의 컴퓨터 칩을 구매했으며, 이는 강력한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바탕이 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다음 날인 21일 소프트뱅크 그룹(SBG),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함께 발표한 대형 AI 인프라 투자 계획인 '스타게이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비디아 등 AI 관련 주식은 지난주 크게 상승했었다. 그러나 27일의 급락으로 지난주 상승분을 모두 날렸다.

2022년 오픈AI가 대화형 AI '챗GPT'를 공개한 이후, 미국 기업들이 선도해 온 AI 기술 우위는 미국 주식의 압도적인 성과와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중국 등에서 저비용·고성능 생성형 AI 모델이 등장하면서, 미국 시장에 자금을 투자해 온 투자자들의 평가도 수정될 수밖에 없다.

딥시크의 충격은 AI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를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미국 운용사 개버리 펀즈의 테크 애널리스트 마키노 류타는 "비용 절감과 진입 장벽 하락으로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플로리다주 골프클럽에서 행한 연설에서 "나는 그것(딥시크의 AI 개발)이 정말 사실이고 진실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여러분도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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