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금리 차이 1.5%포인트 유지
이민·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에 경계
파월 "정책 조정 서두를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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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 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3.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1.50%포인트로 유지됐다.
지난해 9월·11월·12월 3차례 연속 총 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한 연준은 지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했지만, 시장이 예상한 대로 동결을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우리의 목표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금리가 지난해 인하 이전보다 '훨씬 완화'됐기 때문에 "정책 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의 목표보다 약 0.5%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인플레이션 둔화가 다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금리를 동결한 상태에서 추가 데이터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안정적인 거시 경제 지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세, 세금 등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력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했고, 수입품에 대한 고율 추가 관세 부과, 불법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적인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대체로 일치한다. 연준은 성명에서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에서 안정됐으며, 노동시장 상황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회의 후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수준을 평가하면서 나온 "위원회의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는 표현은 이번 성명에서는 빠졌다. 이는 물가 동향과 관련한 연준 위원 간 이견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IP)는 전년 동월 대비 2.9%,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각각 상승해 장기적으로는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단기적인 고공 행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단기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6월까지 금리 인하를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인 익일물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금리인하를 시작한 뒤 이날까지 총 여섯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위협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다음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끌어내리더라도 연말까지 단계적 인하에 나서는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미 금리격차가 상단 기준 1.50%포인트로 유지되면서 홀로 인하 노선을 타기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칫 금리 인하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