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협업, 올해 중점 과제로 선정
시너지 극대화 위해 M&A 가능성
이에 함 회장이 조직개편·인사 등을 통해 내세운 비은행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은행 강화를 위한 '내실과 협업을 통한 업의 경쟁력 강화' 목표가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조한 상황에서 협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증권, 카드, 보험 등의 성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동안 자체 성장을 강조했던 함 회장이 최우선 과제인 비은행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하나금융그룹은 회추위를 열고 함영주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검증된 리더십과 경험,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함 회장이 회추위에서 다른 회장 후보자를 압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해서 함영주 회장이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초대 은행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수행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여기에 2022년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우수한 성과를 냈다. 2016년 이후 그룹의 당기순이익은 157%, 자산은 76% 증가했다. 그가 취임한 후 하나은행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사수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 추정치는 5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주가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했다.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공시 등을 통해 작년 12월 밸류업 지수 편입되기도 했다. 주가 역시 2016년 이후 90% 상승했다.
함 회장의 연임이 확정적임에 따라, 하나금융의 최우선 과제인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작년 9월 말 기준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15% 수준으로 KB금융(40%)과 신한금융(23%)에 미치지 못한다. 리딩금융 도약을 위해선 비은행 강화는 필수라 할 수 있다. 더구나 그룹 계열사 간의 협업 시너지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도 비은행 강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함 회장은 올해 중점 추진 과제를 내실과 협업으로 선정하고 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그룹 내 영업통을 비은행 계열사의 CEO로 임명하면서, 각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었다.
연속성 측면에서 비은행 강화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함 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도 그룹 관계사와 협업·시너지를 위한 비은행 강화 방안으로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증권과 카드, 보험 등 업권에서 이미 상위 포지션을 차지한 회사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회사의 자산·자본규모, 시장점유율 등에 따라 실적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에선 연임 이후 함 회장이 M&A에 적극적일 수 있단 분석을 내놨다. 그동안 자회사 출자를 통해 자체적인 성장에 나섰지만, 덩치와 시장점유율 확대에 가장 효과가 큰 것은 M&A이기 때문이다. 출자 여력도 존재한다. 하나금융의 9월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0.79%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밑돌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 체제 아래서 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과 역대 최고 주가를 경신했다"며 "차기 회장 후보로 함 회장을 추천한 것은 금융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 커진 상황에서 그룹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