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비중 43%로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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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외국인 고객수를 보유한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전체 외국인 고객 가운데 43% 비중을 차지했다. 구 외환은행 합병효과와 함께 은행 최다(最多)인 38개 통번역 서비스 제공, 외국인 특화 점포 확대 등 꾸준히 외국인 고객 모집에 공들인 성과란 분석이다.
이에 다른 은행들도 특화점포 확대, 환율 우대 서비스에 더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며, 외국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작년 말 기준 외국인 누적 고객수는 737만806명이다. 전년 동기(706만9831명)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나선 이유는 외국인들은 내국인과 달리 한번 고객으로 유치시키면 자사 충성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국내 외국인 수가 증가세를 그리고 있어, 전체 고객수를 확대할 수 있는 틈새 시장이기도 하다.
외국인 고객 시장을 일찍이 공략해 온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작년 말 기준 외국인 고객수는 316만2763명이다. 1년 새 15만명 고객을 늘린 셈이다. 전체 5대 시중은행 외국인 수 가운데 하나은행이 43% 비중을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외국인 특화점포를 열었다. 외환은행 시절 2003년 첫 외국인 특화점포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은행권 최다인 1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당시 유입된 외국인 고객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말레이어, 태국어 등 38개 다국어 통번역 시스템을 제공하고, 외국인 창구 직원을 배치했다. 여기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해외 송금 서비스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전용 플랫폼(하나이지)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커뮤니티 공간 조성, 한글수업 제공, 무료 상해보험 가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뒤를 쫓고 있는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외국인 고객 모시기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두 은행 모두 외국인 고객의 해외송금·환전 등 수수료를 면제·우대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은 '우리 글로벌 패키지', 국민은행은 'KB WELCOME 통장'을 통해 각종 수수료를 면제·우대해 주고 있다.
외국인 특화 점포 확대에도 공들이는 모습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외국인 특화점포 수는 각각 8개소, 5개소다. 특히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TOPIK 등급별 무료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외국인 공략에 적극적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신한 글로벌플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방문이 많은 20개 영업점 디지털데스크에 외국어 기반 화상상담 서비스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경남 김해시에는 주말에도 금융상담이 가능한 '외국인중심 영업점'을 열었다. 농협은행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외국인 우대통장', '외국인 근로자 보험료 통장'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고 0.5%포인트의 우대금리는 물론, ATM출금·환전·해외송금 수수료를 우대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