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캐나다산 수출량 62%와 대조
경쟁모델 RAV4 등 인상땐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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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현대차 투싼은 지난해 현대차 미국 시장 판매량의 22%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을 현지의 알라바마 공장에서 제조했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 위탁한 생산량은 7~8% 수준이다.
기아 미국 판매의 20%를 차지하는 스포티지는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59%·41%의 비율로 생산됐으며 멕시코 공장 생산분은 없었다. 반면 토요타 미국 판매량 중 RAV4 비중이 20%인데 캐나다 공장 의존도가 62%로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달 유예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준준형 세단인 아반떼도 반사이익 효과가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반떼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투싼 다음으로 가장 많은 13만6698대가 팔렸는데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현재로서는 관세에 따른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경쟁모델인 혼다 시빅은 미국 판매의 66%를 캐나다에서 만들기 때문에 타격이 예상된다. 또한 닛산 미국 판매의 17%를 차지하는 센트라는 전량 멕시코에서 생산된다. 이 밖에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경쟁 모델인 마크-e도 전량 멕시코 공장에서 조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관련 현차그룹의 경쟁력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도 다른 정책에 대해서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기아가 토요타 등과 비교했을 때 이번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서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미국 생산 규모를 늘려서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트럼프의 요구도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관세 정책 시행 여부와 상관 없이 미국에서 생산기지·판매망·공급망 등 여러 부문의 준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며 "현지화 전략을 통해 관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뿐 아니라 또 다른 돌발 변수가 생겨도 이에 맞는 시나리오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 확대와 현지화를 위한 대규모의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현대차·기아 등 8개 완성차 업체가 참여하는 북미 지역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연합체인 아이오나(IONNA)는 현지시간 기준으로 전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아이오나는 본사 인근 '에이펙스 리차저리'를 비롯한 전기차 충전소 4곳과 전기차 충전 기술을 연구하는 고객 경험 연구소가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또한 전기차를 이용해 미국에서의 로드 트립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1000기, 2030년까지 3만기의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일부 충전소에는 결제가 필요 없는 무인 상점 'Just Walk Out' 편의점도 운영할 계획이다. Just Walk Out은 AI(인공지능) 기반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해도 사전 등록한 결제 수단으로 자동 결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