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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원식의 처신과 중국 공산당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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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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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동계 아시안 게임 참석을 계기로 중국 시진핑 주석과 하얼빈 타이양다오(太陽島)호텔에서 40분간 회동하였다. 이 회동은 표면적으로는 체육행사 관련 방문처럼 보였으나, 시진핑 주석의 파격적인 의전과 예우는 다른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기존에 중국이 한국 대표단을 대할 때 보여주었던 고압적인 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으며, 이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암시한다.

특히 미국 VOA는 우 의장의 이번 방문을 주목하며, 이를 단순한 행사 참석 이상의 사건으로 해석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번 방문을 체육행사를 가장한 정치적 의도나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이번 회동은 우원식 개인의 행동이 아닌, 한국과 중국 간의 복잡한 정치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의도와 우원식 의장의 월권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가원수나 외교부 장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주석을 만나는 자리에서 상당한 외교적 발언을 했다. 특히 그는 중국 측에 한한령(限韓令) 해제를 요청하고, 한국 내 중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발언을 하였다. 이는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권한을 넘어선 월권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미국과 한국 보수 진영은 이러한 발언이 중국의 의도에 말려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정치적 약점을 교묘히 이용해 친중(親中)화를 추진해 왔으며, 우원식 의장은 이러한 중국의 전략에 의도치 않게 휘말렸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최근 한국 내 보수 세력의 결집이 중국에 위협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우원식을 포스트 이재명으로 낙점하고, 이를 통해 한국 내 여론을 조율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파격적 의전의 숨은 의도

중국의 파격적 의전은 단순한 외교적 호의로 보기 어렵다. 중국이 한국 정치인에게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일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우원식 의장에게 국가원수 급 의전을 제공한 것은 한국 내 친중 세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숨어 있다. 이는 한미일 공조를 약화시키고, 한국 내 친중 세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외교 전략과도 맞물린다.

중공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에 대하여 보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수호 세력이 결집하고 2030 세대가 탄핵반대 운동에 가담하자 위기의식을 느끼고, 탄핵반대 운동의 명분이 된 이재명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내 분위기를 감지하고 포스트 이재명으로 우원식의 세리머니를 암시하고 낙점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은 신호를 보냈다.

◇중국 공산당의 이중성과 역사왜곡 그리고 우원식의 대응

중국 공산당은 정통성 유지를 위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왔다. 대표적 사례가 공산당 창건일 변경이다. 원래 1920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졌던 공산당은 모택동의 정치적 계산에 의해 1921년 7월로 창건일이 변경되었다. 모택동이 창당 초기에는 큰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창건일을 자신의 등장 시점으로 조작한 것이다. 모택동의 공산당 내 확고한 권력 장악은 준의회의 때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당시 주은래는 모택동을 수반으로, 자신은 2인자로 낮추어 모택동의 견제를 벗어났다.

또한 항일전 승리와 관련한 중국의 서술도 허위가 섞여 있다. 모택동은 항일전 당시 일본군과 내통하여 장개석의 군대를 공격하도록 유도하고, 종국에는 대만으로 쫓아내는 데 일본군의 힘을 이용했다는 주장이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정적을 제거한 후 정권을 장악했다. 이렇듯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정통성은 허구적인 면이 많다.

◇팽덕회의 숙청과 진실 왜곡

중국 공산당의 진실 왜곡은 팽덕회 숙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팽덕회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을 지휘했던 인물이었으나, 대약진운동의 실패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숙청되었다. 그는 대약진운동 현장에서 허위 보고된 농산물 수확량을 바로잡으려고 했지만 모택동의 분노를 샀다. 팽덕회의 숙청에는 한국전에 참여한 모택동의 아들 모안영이 연합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데 대한 원망도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팽덕회 숙청 후,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는 진실을 말하여 미운털이 박히기보다 상부에 듣기 좋은 말만 보고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공산당은 진실보다는 허상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변질됐는데 현재까지도 여전하다고 한다. 공산당의 강권력의 역사에는 진실을 배척하고 듣기 좋은 보고가 지배하게 되었다. 당에 충성을 다한 팽덕회가 홍위병에게 구타당하고 숙청되자 입을 다물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우원식 의장의 처신과 교훈

우원식 의장은 다양한 정치적 경력을 바탕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이번 중국 방문에서 그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위치를 벗어난 국가원수 급 외교 발언은 명백한 월권이다. 더욱이 중국의 외교 전략에 말려들어 중국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은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

외교는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분야로, 호의에 기대거나 즉흥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 외교 활동에 있어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상대국의 전략적 의도를 깊이 파악해야 한다. 그런 의도의 깊은 이해 없이 덥석 시진핑이 던진 미끼를 물은 우원식은 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의 이중성과 역사 왜곡은 단순한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외교와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 의장에 대한 중국 환대는 중국의 전략적 계산에서 나온 사건이다. 중국의 전략적 접근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의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해 심도 있는 외교 전략이 요구된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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