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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수단 군부 분쟁 사망자 200명 육박, 미국 외교관·EU 대사도 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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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4. 18. 16:15

수도 하르툼서 서부 다르푸르·동부로 교전 확산
외교 차량·관저에 공항·병원까지 무차별 포격
SUDAN-POLITICS/
17일(현지시간)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간의 교전으로 추락한 항공기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아프리카 수단의 준내전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고 외국 외교사절까지 피해를 입는 등 정부군과 정부 측이 반군으로 규정한 군부 간의 교전 양상이 통제를 벗어난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의 무력 충돌로 지난 15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최소 185명이 사망했다고 볼케르 페르테스 유엔 수단 특사가 밝혔다. 부상자는 1800여명을 넘어섰다.

특히 수도 하르툼과 위성도시 옴두르만에서 시작된 교전이 서부 다르푸르와 동부 국경지대 등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피해가 계속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RSF 측은 정부군이 전투기와 탱크를 동원해 시민들을 상대로 잔인한 작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RSF가 병원을 포격했다는 증언도 나오는 등 양측 모두 민간인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주민들은 사흘째 바깥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 갇혀 있고 식량과 물, 전력 부족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르툼의 한 주민은 귀청이 찢어질 듯한 전투기와 포격 소리로 도저히 잠을 이루기 힘든 환경이라며 모친을 병원에 데려갈 수도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이번 충돌은 정부군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RSF 사령관 간의 권력 다툼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쿠데타를 함께 일으키며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몰아낼 때만 해도 일종의 협력 관계였으나 2021년 부르한이 재차 쿠데타를 일으킨 뒤로는 군 세력 간의 통합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도 RSF에 해산 명령을 내린 부르한은 정부군 안으로 RSF를 편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교전은 외국인에 대한 '배려'도 없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 외교관 차량 호송대가 수단에서 총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들에는 외교관 번호판이 부착돼 있고 미국 국기까지 달려 있었다고 블링컨은 설명했다. 미국 측은 일단 RSF가 공격에 연관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에이단 오하라 수단 주재 유럽연합(EU) 대사 역시 이날 하르툼 관저에서 공격을 당했다. 미국 측 인사와 EU대사는 모두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력 충돌이 내전으로 고착화해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국제사회는 여러 경로를 통해 중재에 나서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부르한, 다갈로와 각각 통화해 "휴전의 시급을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유엔, EU와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 등도 양측의 협상을 유도하기 위한 지도자 간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 중인 러시아 사설 용병단 '바그너그룹'이 지난 수년간 수단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점이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수단 금광 개발에 관여해온 바그너그룹이 RSF를 지원하면서 수단 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캐머런 허드슨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바그너그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대고자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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