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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 탈퇴에…美·나토도 “조약 중단”

러시아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 탈퇴에…美·나토도 “조약 중단”

기사승인 2023. 11. 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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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나토 확장정책으로 조약 우회"
美·나토도 '조약의무 중단' 맞대응…국제안보 먹구름
RUSSIA-POLITICS <YONHAP NO-1156> (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밝히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조약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냉정 이후 체결한 군축 합의들이 잇따라 무효화되면서 전 세계 안보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0시를 기해 러시아의 CFE 탈퇴 절차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토의 확장 정책으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오늘부로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은 어떤 군축 협정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CFE는 냉전 말기인 1990년 나토와 소련 주도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체결한 군축조약으로 전차, 전투기, 장갑차, 대포 등 재래식 무기의 보유 목록과 수량에 제한을 뒀다. 재래식 무기는 신속한 공격에 사용될 위험이 큰 만큼 냉전 당사자들의 병력 증강을 막기 위한 장치였는데, 소련의 재래식 무기 우위를 약화한 측면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는 최근 핀란드의 가입과 스웨덴의 가입 신청 등 미국이 나토를 확대해 조약상 제약을 공개적으로 우회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유럽의 군사 안보를 보장하려는 시도는 이를 주도한 사람들에게 어떤 이로운 결과를 안기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1999년 개정된 CFE 비준을 마친 반면 미국 등 다른 회원국은 러시아군의 몰도바와 조지아 철수를 요구하며 비준을 미루고 있는 것을 두고 "러시아의 기초적 안보이익 관점에서 봤을 때 CFE의 공식적 보존조차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러시아의 조약 탈퇴 결정이 유럽과 대서양의 안보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규탄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CFE를 공식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나토는 "(나토) 동맹국은 조약을 준수하고 러시아는 준수하지 않는 상황은 지속불가능하다"며 "국제법상 권리에 따라 필요한 기간 CFE 효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나토 동맹국이 이 결정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국제법 권리에 따라 12월 7일부터 CFE에 따른 의무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CFE 탈퇴가 근본적으로 상황을 변화시켰다면서 "CFE 중단은 (재래식 무기의) 계획, 배치, 훈련 등에 대한 제약을 제거함으로써 동맹의 억제력과 방어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고,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도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미러 군축 조약들이 연이어 유명무실화하며 세계가 무한 군비 경쟁에 재차 돌입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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