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매매 고사하고 월세 찾기도 버거운 프랑스 청년들…결혼·자녀 계획도 포기

매매 고사하고 월세 찾기도 버거운 프랑스 청년들…결혼·자녀 계획도 포기

기사승인 2023. 11. 13. 16:2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높아진 은행이자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 얼어붙어
파리
매매난에 이은 월세난으로 프랑스 청년들이 결혼과 자녀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 현지매체 BFMTV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파리 10구에 위치한 62㎡ 주택 월세가 1990유로(한화 280만원)수준 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프랑스 부동산 시장이 치솟는 은행 이자에 얼어붙었다.

12일(현지시간) 현지매체 BFMTV는 매매난에 이은 월세난으로 프랑스 청년들이 결혼과 자녀 계획을 포기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가구의 살림은 빠듯해지는 가운데 집을 사기 위한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높아진 은행 이자 탓도 있지만 엄격해진 대출 조건 때문에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신청 2건 중 1건 꼴로 거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월세에 전전하고, 집을 팔려던 사람들은 시세차익 때문에 매매를 포기해 부동산을 찾는 발길이 뜸해졌다.

파리에 거주하는 35세 게임업계 종사자, 오스카 베라다는 "주 70시간을 일해 세후 월 4500유로(한화 635만원)를 벌지만 파리에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꾼다"며 씁쓸함을 나타냈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평균 임금은 세후 월 1850유로(한화 262만원)다. 베라다는 "프랑스인의 평균 월급에 비해 많이 벌지만 그럼에도 현실은 파리에 집을 구입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베라다는 결국 주택 매입을 포기하고 월세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았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파리 10구의 62㎡ 집 월세는 1990유로(한화 280만원)다. 이마저도 오래된 건물이라 에너지 효율은 낮고, 주방은 초라하고 좁았다.

비싼 월세에도 수요가 많아 집주인은 임차인을 까다롭게 골랐다. 베라다는 집주인에 월세보다 3배 더 많이 번다는 것을 증명하고, 2명의 보증인을 세우고, 지난 월세 지불 내역서에 자기소개서까지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베라다는 이제 집을 구입하고 자녀도 갖는 등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고 싶지만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계획을 추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프랑스에서 목격되는 월세난의 문제가 '낮은 공급'에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파리 19구에 위치한 18㎡ 원룸을 구입한 베로니크가 낮은 주택 공급의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43세인 베로니크는 원룸에 3살 아이와 함께 살고 있었으나 최근 임신을 하게 되면서 현재 살고 있는 원룸을 팔고 조금 더 큰 집을 매매 또는 임대할 예정이었다. 그는 부동산 중개인과 매매를 위해 만났지만 최근 원룸 가격이 6~7% 상당 떨어지며 지금 팔 경우 2만 유로(2833만원)의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베로니크는 매매를 포기하고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실제로 지소르 지역의 한 주택담보 대출 중개업자, 케방 라가덱스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폭풍 속에 갇힌 상황"이라며 둘과 의견을 함께했다. 라가덱스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선 매입 희망자든 매매 희망자든 그저 이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