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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밀어내기’에…핀란드, 러 국경검문소 1곳 제외 모두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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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11. 23. 15:10

에스토니아 "러의 하이브리드 공격…국경폐쇄 준비"
Migratio
지난 2일(현지시간) 핀란드 북부 살라 국경검문소에서 이주민들이 한 줄로 서있는 모습./AP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유입되는 난민이 급증하자 핀란드는 국경검문소 1곳을 남겨두고 전부 폐쇄하기로 했다. 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러시아와 국경을 공유하는 동유럽 국가들도 러시아의 '난민 밀어내기'에 대응해 국경 장벽 높이기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현재 운영 중인 국경검문소 4곳 중 3곳을 오는 24일부터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1330km 길이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앞서 국경검문소 8곳 가운데 이미 4곳의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이날 추가 폐쇄 조치로 양국을 오갈 수 있는 검문소는 최북단에 위치한 '라야-요세피' 한 곳만 남게 됐다.

핀란드는 러시아가 자국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합류에 대한 보복으로 접경 지역에 난민을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중립국이었던 핀란드는 지난 4월 4일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한 바 있다.
오르포 총리는 지난달 초부터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않은 제3국 출신 난민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 당국에 의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핀란드 및 EU(유럽연합)의 내부 상황과 국경 보안에 혼란을 주기 위해 난민을 도구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핀란드 국경경비대에 따르면 이달 들어 600명 이상의 난민 신청자가 러시아 국경을 넘어 핀란드로 건너왔다. 국경경비대는 통상 한달 기준 난민 신청자가 0~10명에 불과했다면서, 상당한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날 핀란드는 국경경비대 및 군 병력을 동원해 폐쇄된 주요 국경검문소 일대에 철조망을 얹은 콘크리트 장애물 등 '장벽' 설치에 착수하기도 했다. 또 EU 국경경비 기관인 유럽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 인력 지원도 요청했다. 핀란드는 일단 내달 23일까지 국경검문소 폐쇄 상태를 유지하고, 향후 상황 평가를 거쳐 추가 연장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한편 에스토니아도 러시아로부터 난민 유입 압박이 고조될 경우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국경을 폐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스토니아 공영방송 ERR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소말리아·시리아 출신 난민 75명이 러시아에서 입국을 시도했다가 돌려보내졌다.

라우리 레네메츠 에스토니아 내무장관은 난민 유입 증가와 관련해 "러시아 당국이 연관돼 있다는 아주 많은 징후들이 있다"면서 "동부 유럽 국경에서 증가하는 난민 압박은 하이브리드 공격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와 접하고 있는 라트비아·리투아니아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공유하는 폴란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가 2021년부터 중동 및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의 이주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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